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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연애시절 ‘돈까스’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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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15, 2014, 17:07:31

[아내와 외식하기] ②성신여대입구역 온달왕돈까스

블로그와 각종 뉴스에는 맛집 정보가 넘쳐 납니다. 보고 찾아가면 좋은 맛집도 있지만,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담백한 식당평은 없는 걸까요. 꼭 맛집은 아니더라도 마음 편하게 식사할만한 동네 식당이 있지 않을까요. 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이 새로운 코너 <아내와 외식하기>를 선보입니다. 제값 주고 사먹은 음식에 대한 진짜 정보들입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 임신을 한 아내는 한동안 뭐가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입덧이 끝나고 나니 몸이 더 무거워지고, 그저 피곤하고 졸리단다. 그렇게 한 달. 어느 날 아내는 돈암동으로 와라고 카톡으로 명을 내리셨다.

 

뭘 먹을까. 사실 성신여대 입구 근처는 결혼 전 연애를 하면서 자주 왔던 곳이다. 아내의 친정과도 가까웠고, 대학가 느낌이 나면서도 은근히 물가가 싸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느 대학 앞 느낌보다는 동네 마실 같은 느낌이 난다는 점도 좋다. 홍대의 번잡함, 신촌의 약간은 어색한 리모델링 분위기, 이대 앞 특유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데이트 할 때 이따금씩 왔던 돈까스집에 왔다. 대개 카드값 납기일 직전에 오는 경우가 많다. 돈이 가장 없는 시기다. 카드값은 내야 하는데 돈은 없고, 월급은 곧장 사이버 머니가 되고 만다. 한 때 싸이월드의 유행 댓글 퍼가요가 카드값에 빗대어 쓰였을 때,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을 했던 것이 그렇다. 좋은 것 먹고 싶고, 괜찮은 선물 해주고 싶었지만, 열정만 있고 돈은 없던 총각 시절, 나는 아내와 돈까스를 먹고 맥주에 새우깡 서비스 안주를 함께하면서 추억을 키워나갔다.

 

어째 말하고 보니, 아버지 세대 때의 이야기 같이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절대적 가난에서만 좀 벗어났을 뿐, 삶의 굴레라는 측면에서는 아버지 세대의 짐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집값은 오르고, 물가는 뉴욕 뺨친다. 오르지 않는 것은 내 월급뿐이라고 하던가. 그럴 때 값싸면서도 맛집이 있는 대학가는 더할나위 없이 반갑다. 그리고 또 그 대학가에서 흔쾌히 해주는 애인이 그리도 고마울 때가 없다. 그 애인은 이제 아내가 되었다.

 

오랜만에 찾은 온달왕돈까스는 인산인해였다. 앞에 세 팀이 대기중이었다. 기다렸다가 정식 2인분을 시켰다. 정식이라는 단어가 정겹다.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갔던 경양식집에서 시켰던 바로 그 정식이다. 경양식의 뜻이 간단한 서양식 일품요리라는 것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표준국어대사전을 보고 나서였다. 이렇게 상식이 없다니!  


우선 수프가 나온다. 예전에 먹었던, 바로 그 수프다. 나이가 들고 나서는 호텔에서 맛있다는 수프도 제법 먹어봤지만, 이 맛의 추억에는 비길 수 없다.

 

정식에는 생선까스와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계란, 야채가 있다. 때로는 새로운 맛을 찾아 치킨까스를 먹을 때도 있다. 치킨을 베이스로 한 까스에 양념치킨 소스를 발라서 만든 것이다. 맛있기는 하지만, 돈까스의 추억 돋는맛에는 못 미친다.

 

온달왕돈까스에서는 통닭과 생맥주도 판다. 4인 가족의 경우에는 통닭하나 시켜서 나눠먹으면 돈까스와 더불어 푸짐한 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2(아기까지 3)이라서 통닭은 먹지 않았다. 500cc 생맥주 역시 아내는 못 먹고, 나 혼자 입가심 정도만 했다. 톡 쏘는 맛이 시원하다.

 

데이트 이어가기

 

온달왕돈까스는 음식을 마치고 나면 인스턴트 커피를 한 잔 마시거나 요구르트를 한 개 먹을 수 있다. 당연히 아내는 요구르트를 원했고, 한 개씩 먹었다. 예전에는 요구르트 하나면 청량감이 몸을 가득 채웠는데, 이제는 살찐 아저씨라 요구르트 하나로는 어림도 없었다. 하지만 하나 더 먹었다가는 살찐다는 아내의 불호령이 무섭다.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아내는 빙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근처에 있는 카페 아이스베리에 갔다. 10여년 전, 대학가를 강타했던 아이스베리가 이제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역시 싸다. ‘킹 오브 빙수의 우람함 역시 그대로였다. 2인분 빙수를 시켜 아내와 함께 먹었다.

 

일단 아이스크림을 먼저 먹어야 다음에 먹는 빙수가 느끼하지 않다는 설명에 아내는 작업의 고수였나보다면서 이죽거렸다. 지금이야 번듯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그 옛날 아가씨들에게 말도 변변히 못 붙이던 쪼다였다는 사실을 왜 당신만 모르는 것일까.

 

아이스베리를 안 갈 경우에는 인근에 있는 공차 밀크티를 먹거나, 국민은행 뒤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셔도 되겠다.

 

그런데, ‘돈까스가 아니라 돈가스가 표준어다. 하지만 돈까스라 불러야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래서 온달왕돈까스라고 업주는 표기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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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팀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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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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