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ING생명의 희망퇴직이 지난주에 끝이 났다. 퇴직 신청자는 당초 예상치(전체 임직원 30%)보다 훨씬 밑도는 200명 미만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경영 안정화를 꾀하는 동시에 추락한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ING생명은 내부에서 인재를 발탁하는 대신 주로 외부에서 임원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가 조직 내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지난 4월 차태진 영업담당 부사장(메트라이프생명 출신)을 영입했다. 이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이기흥 운영본부 부사장(푸르덴셜생명 출신)과 박익진 마케팅 담당 부사장(현대카드, 캐피탈 출신), 이성태 홍보담당 상무 (한화케미컬, 알리안츠생명 출신)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ING생명에서 가장 먼저 공을 들여 모셔온(?) 인물은 메트라이프생명에서 '영업통'으로 알려진 차태진 영업총괄부사장이다. 차 부사장은 처음부터 '영업맨' 출신으로 아주 꼼꼼하게 영업조직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ING생명은 차 부사장이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빠른 시간 내에 영업력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NG생명은 지난 2008년(업계 4위, 월납 보험료 100억원 수준)이후 영업력이 저하돼 현재는 월납 보험료가 당시의 30%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영입된 인물은 이성태 언론홍보담당 상무다. 이 상무는 한국경제신문 기자출신으로 2006년 알리안츠생명 홍보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문국 사장이 알리안츠생명 사장 시절 같이 근무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한화케미컬 홍보담당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곧바로 ING생명에 영입, 이달 8월부터 언론홍보담당 상무로 역임 중이다.
지난 6월 2명의 부사장이 자진사퇴하면서 공석이었던 자리도 외부출신이 메웠다. 그 중 한 명은 삼성생명·푸르덴셜생명 출신인 이기흥 운영본부 총괄 책임자(부사장)이고, 다른 한 명은 현대카드·캐피탈에서 전략기획을 맡은 박익진 마케팅본부 총괄 책임자(부사장)다.
이 부사장은 삼성생명 계리부를 시작으로 기획팀, 기업혁신팀을 거쳐 푸르덴셜 생명에서 시스템개발과 운영을 담당해 고객서비스 부문을 이끌었다.
박익진 부사장의 이력은 앞선 세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 MIT공대와 하버드대학 등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물리학도 출신. ING생명으로 옮기기 전 현대카드·캐피탈에서 전략기획과 지원부문 프로젝트를 주도해 이른바 정통 '보험인' 출신이 아니다. 매킨지 코리아 부파트너로 5여년간 일을 할 때 카드산업 분야와 함께 보험 상품개발과 사업전략을 담당한 경력은 있다.
업계에서는 ING생명이 임원급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결정으로 보고 있다.
먼저, 정문국 사장이 외부 출신이기 때문에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임원들을 데려오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 또한 국내사와 다르게 외국계 회사는 임원진들을 내부인사를 외부에서 불러 선임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외국계 생보사의 문화라는 설명이다.
한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ING생명은 현재 짧은 시간내에 경영성과를 내보여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다”면서 “현재 선임된 임직원들은 단기성과를 낼 수 있을 만한 인물을 찾아 회사에 공을 들이는 것이 더 맞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ING생명 관계자는 “현재 영입된 분들은 모두 보험에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다”며 “특히 차태진 부사장님은 지난 4월에 선임된 이후 영업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 일선의 평가도 후한 편이다. ING생명의 한 설계사는 “지원부서에서는 아직까지 뒤숭숭한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회사가 실적향상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시책을 마련해 주고 있어서 영업인력들의 사기는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계사(FC)채널에 집중된 현재의 영업 형태에서 방카슈량스(BA)와 독립법인대리점(GA) 등 채널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며 본격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