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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의 CAR-톡] “나도 공범(?)”...회색 아반떼를 소유한 (記)者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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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24, 2019, 06:04:00

현대·기아차 점유율 80% 이상..흰색 등 무채색 비율도 81%
판매량 적은 차종·색상 단종 수순..소비자 권익 저하로 이어져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  “회색 기아차, 흰색 현대차, 회색 현대차, 검은색 현대차...가끔 보이는 포르쉐도 흰색이네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유튜버인 ‘Doug DeMuro(덕 데무로)'가 서울의 도로 풍경을 보며 늘어놓은 말이다.

 

27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 유튜버는 ‘Car Culture In Korea’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 속 무채색의 현대·기아차가 장악한 도로는 우리의 자동차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회수 64만회를 기록한 이 영상 속의 한국 도로는 시쳇말로 ‘노잼’이었다.

 

이 유튜버는 “한국에 현대·기아차가 너무 많아 내수 점유율을 본사에 물어보니 85%(2014년 기준)에 달한다고 한다”며 “차는 현대차 아니면 기아차이고 색상은 전부 회색, 흰색, 검은색, 그리고 택시는 오렌지색”이라고 꼬집었다.

 

급기야 영상 말미에는 현대차 1세대 에쿠스를 보고 “세상에 저건 렉서스의 오래된 LS400인가요? 이 차는 한국에서 베껴낸 ‘knockoff(짝퉁)입니다”라고 비하하며 끝을 맺는다. 한국의 자동차 문화를 시종일관 무시하다가 제대로 ‘knockdown(녹다운·때려눕힘)’시킨 셈이다.

 

이 영상을 본 구독자들이 단 2600여 개의 댓글은 더 흥미롭다. 한 구독자는 “한국의 경찰차 : 현대 은색 SUV를 쫓고 있다. 헬기 : 음... 어떤 차요, 57대의 똑같은 차가 있는데요”라며 국내 자동차 문화를 조소했다.

 

 

총 15만 6266대가 팔린 지난 3월 국내 승용차 시장을 살펴보면, 국산차는 13만 8288대, 수입차는 1만 8078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11만 4344대)의 점유율은 무려 73.1%에 달한다. 수입차를 빼고 국산차 시장만 놓고 보면 82.6%로 더 치솟는다.

 

차종별로 보면 특정 차종의 판매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랜저는 무려 1만 531대가 판매돼 수위를 차지했고, 싼타페(8231대), 팰리세이드(6377대), 쏘나타(6036대), 카니발(5718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의 무난한 중형 세단과 중형 SUV 등이 높은 판매량을 보인 반면, ‘개성적인 차’로 평가받는 모델들은 바닥을 기었다. 벨로스터(201대), i30(205대), i40(16대), 스팅어(438대), 쏘울(1166대) 등 대부분 500대도 넘지 못했다. 그나마 신차효과를 입은 쏘울이 1000대를 넘겼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들의 ‘개성적인 모델’들은 더욱 입지가 희미하다. 쌍용차의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가 4089대 판매되며 선전했을 뿐, 르노삼성의 소형 해치백인 클리오는 140대, 쉐보레의 스포츠카 카마로는 13대가 전부다.

 

수입차 시장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는 총 4442대를 판매해 24.57%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반면 2위 BMW(2999대·16.59%)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브랜드는 모두 점유율 10%대를 넘지 못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색상은 어떨까. 글로벌 자동차 페인트 기업인 엑솔타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시장에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흰색이 3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흰색 이외에도 회색(21%), 검정색(16%), 은색(11%) 순으로 무채색(81%) 계열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파란색(9%), 빨간색(6%), 갈색·베이지색(3%), 노랑·금색(1%) 등 유채색(19%) 계열은 비중이 크게 낮았다.

 

이 같은 통계는 다른 나라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흰색(35%)이 1위였지만, 유채색 계열이 차지하는 비율은 22%를 기록했다. 미국의 유채색 비율 역시 일본과 같은 22%였다.

 

무채색 차량의 인기가 높다 보니 제조사들도 화려한 색상을 냈다가 조용히 없애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2015년 출시된 아반떼 스포츠에선 블레이징 옐로우, 피닉스 오렌지 등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부분변경되면서 빠졌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유채색은 인텐스 블루와 파이어리 레드 뿐이다.

 

최근 출시된 신형 쏘나타의 옐로우 색상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실정이다. 이종근 쏘나타 색상 담당 연구원은 “쏘나타의 파격적인 컬러가 무채색 일색의 도로 풍경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색상과 마찬가지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차종도 많다. 실용적이라고 평가받던 카렌스와 올란도 등 MPV 차종들은 SUV 기세에 떠밀려 판매가 중단됐고, 유일한 국산 웨건인 i40도 조만간 단종이 유력하다.

 

특히 지붕이 열리는 2인승 로드스터 차종은 ‘그림의 떡’이다. 1996년 등장한 기아차 엘란, 한국지엠이 GM대우 시절 출시했던 G2X 등이 실패로 돌아간 만큼, 더 이상 국산 로드스터가 나오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편중 현상이 ‘남을 의식하는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튀지 않으려고 판매량이 높은 차량과 색상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브랜드와 차종들이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돌아올 것”이라며 “독과점 구조가 팽배한 시장 환경에선 소비자 입맛에 맞는 경쟁력 높은 차종이 나오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이 글을 쓴 기자도 3년 전 첫 차를 구입할 당시, 아무런 고민없이 ‘회색 아반떼’를 신차로 구입했다. 아반떼가 2000만원 이하의 엔트리카 가운데 최고의 가성비를 갖고 있었고, 회색이 출고가 빨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차종을 비교하지 않고 막연히 아반떼를 고른 것, 시승도 안 해보고 덥석 계약한 것, 출고 지연을 핑계로 원하는 색상을 포기한 것은 아직도 후회가 크다. 다양성과 개성이 결여된 우리 스스로가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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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한은, 기준금리 10연속 동결…이창용 총재 “하반기 금리인하 어려울 수도”

한은, 기준금리 10연속 동결…이창용 총재 “하반기 금리인하 어려울 수도”

2024.04.12 12:54:1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올해 세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기준금리(연 3.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연 3.50%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조정없이 10연속 동결됐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며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습니다.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과 3월 두달 연속 3.1%를 기록했습니다. 올 1월 2.8%로 떨어지며 2%대 진입했다가 농산물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다시 반등한 것입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이나 국제유가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 관련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가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만큼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에 대해선 "소비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IT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돼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 통화정책,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1월말부터 기준금리가 연 3.50%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전환 시기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농산물 물가상승에 대해선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며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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