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 부분에서 실적이 개선됐지만,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부문 실적이 나빠지면서 작년보다 큰 폭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여부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데다 하반기 출시되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1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매출 56조 1300억원, 영업이익 6조 6000억원의 2019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63%나 줄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과 CE 부문의 사업 실적이 개선돼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매출 16조 900억원, 영업이익 3조 4000억원으로 최근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나 급감했다.
지금 상황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도 불확실하다. 반도체는 하반기부터 계절적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일본 정부의 핵심소재 수출 제한으로 반도체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은 “일본 조치는 소재 수출금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허가 절차로 부담이 되고, 향후 진행방향의 불확실성이 있어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하지만 전자는 어떤 경우라도 생산에 영향이 덜 미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량을 두고 의도적인 감산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세원 부사장은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무선사업 부문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하락했다. 2분기 매출 25조 8600억원, 영업이익 1조 5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는 “올해 2분기 갤럭시 A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증가했다”면서도 “갤럭시S10 판매가 저조하고,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 감소,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 등 신제품 출시를 대거 앞두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 5G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중저가 모델 등 타깃층을 세분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종민 상무는 “갤럭시노트10 신모델은 노트 고유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직관적인 S펜 등 파워풀한 기능을 장착했다”며 “5G 최적화된 멀티미디어를 제공해 노트9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매출 7조 6200억원, 영업이익 75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2분기 일회성 수익이 발생하면서 전분기보다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중소형 패널은 FoD, 홀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별화 기술에 기반한 OLED 패널 판매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전분기보다 수익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가동률 향상으로 상반기 실적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가전은 매출(11조 700억원)은 증가했지만, 시장 가격경쟁 심화로 영업이익(7100억원)은 소폭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하반기 비스포크 냉장고,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 제품을 확대하고,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등 B2B사업(Business to Business)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는 6조 2000억원에 그쳤다. 사업별로 반도체 5조 2000억원, 디스플레이 5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전체 시설투자는 10조 7000억원으로 반도체가 8조 8000억원, 디스플레이가 8000억원이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중심으로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