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알려진 샤오미(Xiaomi)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AIoT(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로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미(Mi) 스마트 밴드 4’ 등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스티븐 왕(Steven Wang) 샤오미 동아시아 지역 총괄 매니저(General Manager)는 “이번 한국 출시를 계기로 사업이 안정되면 한국 현지화 제품 출시와 파트너십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억 2260만대로 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보다 32.2% 성장한 수치로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샤오미가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AIoT다. IoT에 AI를 더한 지능형 사물인터넷을 지칭한다. 지난 3월 레이 준(Lei Jun)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스마트폰과 AIoT 사업을 듀얼 엔진으로 활용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AIoT는 우리에게 역사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일변도였던 무게중심이 IoT 부문으로 넘어가고 있다. 샤오미 올해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매출에서 스마트폰 부문과 IoT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1.7%와 27.5%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스마트폰 부문은 약 5.8%포인트 줄었지만 IoT 부문은 5.4%포인트 증가했다. 샤오미 제품은 전체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샤오미는 출하량 2330만 대로 애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샤오미 IoT에 연결된 기기 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제외하고도 1억 7000만 대에 달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70%나 늘었다. 현재 샤오미가 보유한 AIoT 관련 특허는 1000개가 넘는다. 샤오미 AI 어시스턴트 사용자는 4500만 명에 달한다.
스티븐 왕 총괄 매니저는 “AIoT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 모두 전문성이 있는 샤오미 방향성에 맞는 전략”이라며 “피트니스, 이동수단, 가전제품 등 2000개가 넘는 제품 생태계를 확보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마진 5% 이하·규모의 경제로 가성비 전략 추진
샤오미 제품은 ▲혁신 ▲디자인 ▲품질 ▲가성비 등 네 가지 사업 철학을 기반으로 생산된다. 목표는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것으로 이 바탕이 되는 요소가 가성비다.
스티븐 왕 총괄 매니저는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순수익률 5%를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며 “이에 더해 규모의 경제, 생산 효율성 개선, 대량 생산 등으로 비용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출시한 ‘미(Mi) 스마트 밴드 4’ 가격은 3만 1900원으로 경쟁사 핏빗(Fitbit) 제품 가격 10만 9000원과 비교해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샤오미는 2000여 개 제품을 제조하며 쌓아온 협력사 네트워크와 원자재 대량 구매로 부품을 저렴하게 조달한다.
샤오미는 한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한국어 지원과 국내 인증 획득에 기반한 현지화 ▲서비스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보로 접근성 강화 ▲가성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왕 총괄 매니저는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한국 시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내놓은 것으로 이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성비 우선 정책은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중국 제품 신뢰도가 낮은 한국 시장에서 역풍을 부를 수 있다. 이에 더해 애플 디자인을 흉내낸다는 ‘2류’ 이미지도 극복해야할 숙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