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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의 불편함’에 대한 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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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02, 2014, 09:10:09

[창간 첫돌 기획] 나에게 보험이란_⑫ 공기업 직원 김상회


[공기업 직원 김상회] 친구로부터 전화가 온다. 내가 기억하는 그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오랜만이다. 우리의 대화는 어색함 속에서 예전 추억을 하나씩 더듬으며 정상 궤도로 달려가고 있지만 그 순간 친구는 핵심을 파고든다. ‘나 보험회사 다니고 있어.’

 

현대에 이르러 은퇴 이후 불안정한 노후설계의 총아로 떠오른 보험은 내게 하나의 의문점을 던져준다. “보험(保險) : 험한 것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시작은 공동체 의식과 안녕에 대한 기원이었을 것이다. 두레, (), 그리고 기복(祈福)의 한 형태. 기원전 함무라비 법전에서부터 시작해 14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태동한 근대적인 형태의 보험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대자연에 대한 기복 의식과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공동체 차원에서의 보상으로 시작됐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경외의 대상에 대한 기원과 상부상조하려는 인간 공동체의 아름다운 의식으로 태어난 보험이, 지금에 와서는 왜 여러 사람들에게 마주하기 불편한 대상이 되었을까?

 

근대 이후 과학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부터 어느새 우리는 계량화된 세계 속에 살고 있다. 키와 몸무게, 아이큐(IQ)에서부터 아파트의 크기, 통장의 잔고, 부동산의 가치, 그리고 시간, 아름다움의 정도, 종교적 신념의 크기, 철학적 판단에 이르기까지. 계량화된 세계관 속에서 급성장한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보험이 아닐까? 험한 것들로부터 당한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정확한 수치로 보상해주는 역할.

 

하지만 급격하게 신장한 외형의 크기에 비해 처음 지니고 있던 공동체 의식과 안녕에 대한 기원과 같은 비계량의 가치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단지 보험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위험의 가치를 계량화된 현재의 가치로 할인해 보전해주고, 어떤 험한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가치를 기준으로 개인의 계량화된 미래를 축적해주는 시스템으로 전락한 것이다. 불편함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의 부재. 남겨진 것은 산업으로서의 보험 체계.

 

무엇이든 연결(Networking)하고 수치화할 수 있는 현대 디지털 세계에게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은 정형화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닐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들렌 과자가 불러들이는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 첫 사랑의 아련했던 설렘, 낯선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세상과 생명에 대한 감동. 이러한 것들을 무기삼아 험한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는 없을까?

 

보험(保險)’보험(補驗: 경험을 보충)’이 되어야 한다. 수치로 헤아릴 수 없는 방대한 경험과 지각(知覺)으로 우리를 채우고, 이것을 바탕으로 험한 것들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는 보험(保險)이라면 가을바람에 멀리서 들려오풍경소리처럼 언제든 설레는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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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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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

2024.07.05 13:09:11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나이 좀 먹었다 생각했는데 젊다고 하니 당황스럽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두번째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전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전날 지명된 뒤 인사청문회 준비차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입니다. 1971년생인 김병환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역대 가장 젊은 금융위원장으로 기록됩니다. 1958년생인 김주현 현 위원장과 비교하면 열 살 이상 차이가 납니다. 김 후보자는 관련 질문에 "현재 기재부 1차관으로 대부분의 실장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 차관 역할 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 문제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융위-금융감독원의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선 "차관으로 있을 때도 금감원과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적으로 협력하고 함께 가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핵심측근으로 평가받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민감한 금융권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공개발언을 쏟아내면서 세간에서는 금융위-금감원의 기관간 위상이 뒤바뀌었다는 촌평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관계인 이복현 금감원장에 대해 "대학 다닐 땐 잘 몰랐다. 경제금융비서관 하면서 금감원장과 업무협의를 많이 했고 호흡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과 질의응답 전 모두발언을 통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금융시장 리스크로 ▲부동산PF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가계부채 전반 ▲2금융권 건전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금융은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며 "부채 총레버리지 비율이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고 외부충격이 왔을 때 시스템 전이로 이어지는 등 경제성장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어 부채에 의존하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기가 대출수요를 자극하고 부동산시장 띄우기를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2개월 연기한 것뿐으로 부동산시장을 부추긴다는 것은 너무 과한 해석"이라며 "(2단계 스트레스 DSR 연기는) 부동산PF도 점검해야 하고 8~9월 점검내용이 나오는 만큼 상황을 좀 보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관련해선 폐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으로 금투세를 담당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나 기업과 국민이 상생하는 측면에서 볼 때 금투세를 도입하는 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과실을 주주에게 나눠서 기업과 소액주주가 같이 성장하는 취지와 목적이면서 자본시장 활성화나 기업이 자본을 원활하게 조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추진의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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