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사무국장 최성희] 내년이면 30대의 마지막 한해를 맞게 된다. 또래보다 일찍 결혼을 했고, 아이도 일찍 낳아서 친구들보다 조금 앞선 삶을 살고 있다. ‘나에게 보험이란’ 주제의 원고를 청탁받고 잠시 고민하다 사회 초년생을 위해 선배로서 자그마한 조언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직장에 가게 되면 주위의 권유 때문에 첫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엄마 친구나 친한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보험에 가입하는 탓에 계약의 세부 내용까지 자세히 보지 못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미혼인 데다 학생시절에는 상상도 못한 돈을 월급으로 받는다. 보험료? 그리 부담되지 않는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 하고, 저축이라 생각하고 그 당시 소득 대비 높은 금액을 월 보험금으로 지출하게 된다.
문제는 결혼 이후에 발생한다. 결혼과 출산, 높은 전세금, 부모님에 대한 부양 여부. 미혼 때에는 생각지도 못한 지출이 발생한다. 특히, 30대들에게는 전셋값이라는 복병이 등장한다. 연봉으로는 기존 대출금 이자 갚기도 힘든 상황에서 2년마다 찾아오는 전세값 상승분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보험은 가장 손쉽게 털어 버리는 대상이 된다. 손해를 보더라도 매달 버는 소득에 비해 비중이 큰 보험은 현재의 지출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았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처음 보험을 들 때 주위에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조언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내 주변에 그런 지인이 없었던 것은 매우 아쉽지만, 후배들에게는 내 경험을 알려 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렇다고, 보험에 들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보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담보하는 좋은 기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까운 미래의 불확실성을 간과하는 것은 곤란하다.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 모두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 후배님들에게 다음 사항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보험에 가입할 것을 조언한다.
1. 내 직업의 안정성 및 현재의 소득과 매해 소득 증가율은 얼마인가?
2. 배우자의 소득 유무 및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3. 주택과 관련해 앞으로 얼마의 금액이 매달 지출될 것인가?
4. 자녀의 교육비는 얼마나 지출할 것인가?
보험은 가입하는 것보다 끝까지 유지하느냐가 더욱 더 중요한 금융자산이다. 미래는 예측보다 불확실성이 높고, 불확실성을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보험을 보호하는 전략을 가지고 보험에 가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