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습니다. 낙하산 논란으로 차기 행장 인사가 미뤄지면서 기업은행은 당분간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 대행체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27일 김 행장은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이임식을 갖고 “격변의 시기에는 현장의 살아있는 정보만이 올바른 판단과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떠나는 자리에서도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경쟁 은행들이 흉내 낼 수 없는 IBK의 저력 밑바탕에는 바로 691개, 현장의 힘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행장은 자신의 말처럼 현장 중심의 경영자로 유명합니다.
기업은행 내부 인사로서 세 번째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김 행장은 2016년 12월 말 취임식에서 “앞으로 의사결정 기준은 고객과 현장 딱 두 가지”라고 밝히며 현장 경영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2017년 신년회를 생략하고 자신의 첫 지점장 발령지인 인천 원당지점을 방문한 뒤 지난달 군산 산단지점을 마지막으로 국내외 691개 모든 점포를 찾았습니다.
김 행장은 “IBK는 위태로움을 딛고 끊임없이 성장해왔고 지금까지 우리가 넘지 못한 어려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며 “IBK는 최고의 배움터이자 행복이었고 자부심이었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항상 IBK인으로 남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은행은 신임 행장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임상현 전무가 당분간 행장 직무대행을 맡습니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은행장 임기 만료 등 유고시 전무, 감사가 은행장 대행을 합니다. 이들 3명이 상임감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직무대행 체제가 길게 이어질 순 없습니다. 임 전무의 임기가 내년 1월 20일에 끝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차기 행장이 정해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업은행 차기 행장 인선이 안갯속에 빠진 것은 사실상 인사권을 쥔 청와대의 결단이 늦어진 결과입니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시됐으나 기업은행과 금융권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기업은행 노조에서는 금융권 경력이 없는 반 전 수석의 기업은행장 선임이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금융노조도 기업은행장의 낙하산 임명 저지를 첫 과제로 내세우며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어 당분간 잡음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까지도 후임 행장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오는 28일 오전 0시부터 임상현 전무가 기업은행장 직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기업은행 차기 행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미뤄지고 있습니다.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임기가 각각 지난 3일, 12일, 14일로 만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