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국내 생산라인이 멈춰섭니다. 국내 협력업체의 중국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부품수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노조는 이번 휴업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70%만 받고, 쓰지 않게 될 마스크는 지역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실무협의를 열고 공장별·라인별 탄력적 휴업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울산의 5개 공장은 이날부터 순차 휴업에 돌입해 7일엔 모두 문을 닫게 되는데요. 전주와 아산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조업을 멈출 예정이며, 휴업은 최소 1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9일까지 연장하면서 현지에 공장을 둔 국내 협력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중국에서 생산되던 ‘와이어링 하네스(전기 배선 뭉치)’의 재고가 소진되면서 현대차의 국내 공장도 조업을 중단하게 된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혈관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입니다. 하지만 차종별로 서로 다른 종류를 쓰기 때문에 대량으로 재고를 확보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지난 4일 쌍용차도 같은 이유로 일주일간 조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대신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것” 이라며 “생산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휴업에 따라 쓰지 않게 되는 방역 마스크를 울산광역시에 기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또, 휴업으로 어려움에 빠지게 된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방안도 마련할 방침입니다.
이번 노사 실무협의에서 가장 큰 쟁점은 임금과 휴업 시작 일정이었는데요. 노조는 사측이 요구한 평균임금 70% 지급과 공장별 탄력 휴업을 모두 수용했습니다. 당초 노조 집행부는 평균임금 100% 지급, 전 공장 동일 휴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빠른 합의를 위해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 국가적인 재난 사태가 닥친 상황에서 임금을 더 받겠다고 합의를 지연시키는 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며 “사업부별로 자재 수급 상황을 확인해 각각 휴업 계획을 세우게 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차와 한 지붕인 기아차는 일단 이번주엔 공장을 정상 가동합니다.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지만 공장 가동을 멈추는 대신 생산량을 조절하기로 한건데요. 하지만 다음주에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면 현대차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