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저렴한데 차체는 ‘동급 최대크기’..BMW·벤츠 연상되는 쿠페 디자인
벤츠와 엔진 공유하고 편의사양 강화..“흥행 위해 직관성·품질 향상시켜야”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르노삼성자동차가 다음달 출시할 XM3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엔트리급에 속하는 XM3는 국내 유일한 ‘쿠페형 크로스오버(CUV)’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데요. 경쟁 차종들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XM3는 국내 엔트리카 시장의 ‘돌풍의 핵’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르노삼성은 다음달 9일 XM3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갑니다. XM3는 2016년 QM6 이후 4년 만에 부산공장에 배정된 신차인데요.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기존 차급을 허문 차종이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XM3가 주목받는 건 국산차로는 유일한 ‘쿠페형 CUV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세단과 SUV를 합친 모양인데요. 세단의 편안함과 SUV의 실용성을 한꺼번에 품고 있는 데다, 운전자의 개성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이 같은 디자인은 사실 2007년 출시된 쌍용차의 ‘액티언’이 원조인데요. 당시엔 생소하다며 외면받았지만, 지금은 메르세데스 벤츠(GLC 쿠페·GLE 쿠페), BMW(X4) 등 고급 브랜드들이 적극 도입해 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XM3는 보급형 GLC 쿠페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르노삼성은 XM3를 앞세워 국내 엔트리카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차급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만큼, 고객과 가격이 겹치는 준중형 세단, 준중형 SUV, 소형 SUV 시장의 모든 차종이 경쟁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트렁크 쪽이 길어지는 디자인 특성상 XM3는 트레일블레이저 등 경쟁차종들보다 차체가 길쭉합니다. 특히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720mm에 달하는데요. 트레일블레이저(2640mm), 셀토스(2630mm)보다 우위에 있고, 준중형 SUV인 투싼·스포티지(2670mm)보다도 여유롭습니다. 트렁크 용량(513ℓ) 역시 기존 차종들보다 크게 설계됐습니다.
XM3는 기존 소형 SUV보다 휠씬 크고 준중형 SUV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판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됐습니다. 1.6 가솔린 모델의 기본가격은 1795만 원으로 일반 준중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며, 1.3ℓ 가솔린 터보모델의 최고등급(RE 시그니처)을 골라도 2695만 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XM3와 정면 대결하게 될 트레일블레이저는 1995만~2620만 원에 판매되는데요. XM3는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차체를 키우면서도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한 셈입니다.
XM3에 적용된 1.3ℓ 가솔린 터보엔진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르노그룹이 새롭게 개발한 이 엔진은 습식 DCT(듀얼클러치)와 맞물려 최적의 연비와 동력성능을 발휘한다고 하는데요.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와 공동 개발해 벤츠 A180와 A200, CLA 모델에도 탑재됩니다.
이 밖에도 XM3는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고급 옵션’들이 대거 적용돼 있습니다. 모든 트림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패들시프트, 전좌석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LED 헤드램프가 기본 적용됐는데요. 기존 르노삼성차에 없었던 차로유지보조 기능 등 ADAS 사양도 대폭 강화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XM3가 속한 엔트리카 시장은 가격과 가성비가 제일 중요한 데 다행히 합리적인 가격표가 매겨졌다”며 “가격은 물론 디자인과 사양까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잘 반영됐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흥행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장악하고 있는데, 독과점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경쟁력 있는 새로운 차종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리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XM3가 시장에 안착하기엔 조금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엔트리 SUV 시장이 이미 충분히 형성됐기 때문에 시장을 선도하는 건 쉽지 않다는 분석인데요. 기존 르노삼성차가 지적받아 온 문제들을 확실히 개선해야 ‘후발주자’로서 승산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XM3가 이미 트레일블레이저, 셀토스 등 경쟁차종들이 모두 출시된 이후에 나오는 것이 아쉽다”며 “엔트리카를 구입하는 젊은 세대는 부모의 의견도 많이 듣기 마련인데, 르노삼성의 낮은 중고차 값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부족한 직관성 등도 판매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어 “천편일률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아쉬움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아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XM3가 기존 르노삼성차에서 부족했던 상품성과 불량비율을 얼마나 개선하느냐가 판매의 관건의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