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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뢰 얻겠다는 혼다코리아...정작 홍보는 ‘양두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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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24, 2020, 07:03:00

연식변경 ‘신차’라더니 상품성 개선 無.. “소비자 착각 불러일으켜” 지적
올해 판매량 전년比 반토막.. “진정성 있는 태도로 고객 신뢰 회복해야”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심각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일본 불매운동에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각 브랜드들은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판매회복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이 와중에 한 일본업체는 다소 삐뚤어진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2020년형 어코드와 오딧세이를 ‘출시’했다고 홍보한 혼다코리아의 이야기인데요.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이런 상황에 잘 맞는 사자성어입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2020년형 어코드 터보 스포츠, 어코드 터보, 오딧세이를 출시하고 이를 기념하는 고객 감사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형 ‘신차’ 구매고객에게 고급 가죽 키케이스 등이 포함된 웰컴 패키지를 증정하고 재구매 고객에 5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출시됐다는 신차가 기존 모델과 100% 똑같다는 점입니다. 혼다코리아는 2020년형 모델을 설명하며 ‘출시’, ‘신차’ 등의 단어를 사용했지만 기존과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연식변경 모델이 출시됐다”고 하면 편의사양 하나라도 추가되는 게 일반적인데, 사실상 소비자 기만인 셈이죠.

 

자동차 업계에서 ‘연식변경’이라고 하면 보통 ‘상품성 개선’을 일컫습니다. 2~3년 주기로 이뤄지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만큼은 아니지만, 편의사양이나 안전사양이 추가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차종에 따라 내·외관이 달라지는 경우도 흔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기아차가 23일 출시한 2021년형 쏘울은 차선이탈방지 보조와 원격시동 등 각종 안전·편의사양을 기본화했습니다. 쌍용차가 지난해 9월 내놓은 2020년형 렉스턴스포츠의 경우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을 요소수(SCR) 방식으로 바꾸고 내·외관에 상당한 변화를 줬습니다.

 

 

하지만 혼다코리아가 판매하는 어코드와 오딧세이는 2020년형으로 변경되면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연식변경 모델인데 왜 상품성이 개선되지 않았냐고 지적할 수는 없겠죠. 다만 지난해과 동일한 모델을 마치 신차인 것처럼 홍보한 것이 영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참고로 현행 10세대 어코드는 2018년 5월에 출시된 모델입니다.

 

이에 대한 혼다코리아 측의 해명은 다소 궁색합니다. 자료에 ‘연식변경’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고, 출시라는 표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상품성이 개선되진 않았지만 2020년형에 대한 프로모션과 개소세 인하에 따른 가격 인하를 집중해서 봐달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혼다코리아의 홍보 방식에 전문가들도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와 똑같은 내용의 리포트를 날짜만 바꿔서 ‘새롭게’ 제출하는 꼴”이라고 일갈했는데요.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2020년형이 출시됐다고 알리면 소비자는 ‘달라졌다’는 착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혼다코리아의 올해(1~2월) 판매량은 총 691대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481대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인데요. 처참한 판매실적 탓에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35%에서 2.01%로 주저앉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혼다코리아의 판매회복은 요원할 뿐입니다. 가뜩이나 일본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불신만 더욱 키우고 있는 꼴인데요. ‘2020년형 출시’, ‘신차’라는 말보다 고객 감사 행사를 정공법으로 홍보했다면 어땠을까요.

 

지난해 6월부터 혼다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이지홍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고객 신뢰’를 내건 바 있습니다. 당시 이 사장은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지속 성장해 나가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했는데요. 이 사장의 ‘초심’처럼 혼다코리아가 좀 더 진정성 있는 자세로 고객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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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2024.05.02 16:14:1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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