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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삐걱거리는 광주형 일자리, 출발부터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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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03, 2020, 16:04:30

수요 급감하는데 경차 10만대 더 생산..“자동차산업 공멸 자초”
지역이기주의 기반 정치권 치적쌓기..미래차·부품산업 집중할 때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가 결국 좌초 위기를 맞았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추진단에 노동계 대표로 나섰던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가 지난 2일 사업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 광주시와 현대차 간 투자협정 이후 노동계는 필요할 때만 동원되는 들러리였다는 게 한국노총의 입장입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9월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설립된 뒤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는데요. 전 광주시장인 박광태 대표와 전 현대차 임원인 박광식 부사장 등 경영진을 전문가로 바꿔야한다는 제안도 묵살됐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된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계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하게 됐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노조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노조가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게 비판의 핵심입니다.

 

사실, 광주형 일자리의 파행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습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무시하고 치적쌓기에 혈안이 된 정부와 지자체의 합작품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이곳저곳에서 경고음이 들렸지만 사업은 강행됐습니다.

 

먼저, 광주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한국노총은 노동계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힘듭니다.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등 주요 완성차업계가 소속된 조직인데요. 특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도 높은 조직이지만, 되레 이번 사업에서 빠졌습니다.

 

당시 광주시는 민주노총이 대화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한국노총과만 원탁회의를 진행했는데요. 투자추진단에도 노동계 대표로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만 포함되는 등 사업은 지자체의 입맛대로 흘러갔습니다.

 

한국노총은 이제야 광주형 일자리에서 빠지겠다며 으름장을 놨지만, 당사자와도 같은 현대차 노조는 진작부터 ‘반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수요 급감으로 과잉생산에 직면한 상황에서 공장을 늘리는 건 '제살 깎아먹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전문가들도 충분히 경고해왔습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안일한 판단이 자동차산업 전반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그는 광주형 일자리가 1000CC 미만의 경형 SUV를 10만대나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은 판매 부진에 못 이겨 지난 2018년 2월 폐쇄됐습니다. 경차 스파크를 생산하는 창원공장 역시 가동률이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기존 공장들도 물량 확보가 어려운데 일자리라는 명분 아래 생산공장이 또 세워지고 있는 겁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2013년말 광주시의 최대 역점시책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받았던 전문가입니다. 그는 당시 광주시에서 연간 100만대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결국 1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 신설계획이 또다시 추진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연구위원은 8000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영암 F1 대회가 광주형 일자리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사업 타당성이 부족한 데도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워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겁니다.

 

‘땔나무를 가지고 불을 끄려 한다’는 뜻의 포신구화(抱薪救火)는 광주형 일자리에 딱 들어맞는 말인 듯합니다. 주체인 노동계 전체가 등을 돌린 상황인 만큼,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때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침체로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붕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자리와 자동차산업을 정말 위한다면, 전기차·자율주행차와 부품산업의 연구개발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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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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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터치] 김상현 롯데유통군 부회장 “글로벌 확장·AI 혁신서 기회 모색”

[C-레벨 터치] 김상현 롯데유통군 부회장 “글로벌 확장·AI 혁신서 기회 모색”

2025.06.05 09:44:2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롯데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NRF Big Show APAC 2025’에 참석해 롯데 유통군의 혁신과 글로벌 진출 사례를 공유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전미소매연맹(NRF)이 개최하는 ‘NRF Big Show’는 ‘유통 산업의 CES’라 불리는 세계 최대 유통 박람회로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립니다. ‘NRF Big Show APAC’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에서 처음 개최돼 40개국 7000여명 이상의 참관객들에게 글로벌 유통 산업 트렌드를 공유했습니다. 올해 ‘NRF Big Show APAC 2025’는 아시아·태평양 유통업계 CEO와 리더, 유통 전문가 등 약 1만명이 참석해 ‘유통업의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김상현 부회장은 ‘롯데의 유통 혁신’이라는 주제로 싱가포르 최대 유통기업 페어프라이스 그룹 CEO 비풀 차울라와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김 부회장은 "롯데 유통군은 고객 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유통 플랫폼 구축을 지속해가고 있다"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단순한 판매를 넘어, 고객과 문화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유통업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문화·체험·프리미엄 요소가 결합된 복합몰로 2023년 개점 이후 9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 354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1.9% 증가하고 개점 6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한국 유통 시장이 경제 불확실성과 고령화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글로벌 사업 확장과 AI 기반 혁신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K푸드, K뷰티, K패션 등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페어프라이스와 협업해 롯데마트 익스프레스를 오픈하고 PB 상품을 현지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며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PB 수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이 협업 모델을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롯데는 현재 부산에 오카도와 협업한 AI 기반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초개인화 추천과 물류 자동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입니다. 또 김 부회장은 "유통업은 고객의 시간과 경험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환경을 만들고 쇼핑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전시회장을 찾은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게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기술과 데이터 기반 혁신을 지속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롯데 유통군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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