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객관성을 뒷받침하는 방대한 데이터, 그리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까지.'
신간 <시장의 기억>은 대한민국 자본시장 100년사에서 벌어진 역대 사건들을 33가지 장면으로 추렸습니다. 자본시장의 위기는 반복돼 왔고 이 책은 그 역사를 통해 우리가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도움을 제공합니다.
저자는 2004년 연합인포맥스 기자로 언론사에 입문한 뒤 이데일리를 거쳐 현재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증권·국제·산업·금융·부동산부를 돌며 경제 분야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는 언론사 증권부의 취재 영역을 기존 주식-채권의 유통시장에서 발행시장으로 넓힌 '자본시장 취재 1세대' 기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하면서 국내 기자 최초로 '자본시장 성적표'를 만들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책은 '일제강점기 쌀 선물시장의 흥망'부터 '2020년 3월 기준금리 0%대 인하'에 이르기까지 당시 언론의 헤드라인을 연일 장식할 만큼 거대 파장과 후유증을 낳은 주식·채권·외환시장의 역대 사건들을 33장면으로 엄선해 다뤘습니다.
특히, 흥미진진하면서도 격정에 휩싸이게 하는 스토리텔링, 객관성을 뒷받침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눈에 띕니다. 매 장면마다 전후 상황을 실감나게 재현한 이야기를 통해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쉽게 현장감을 느끼며 '팩트'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기에는 저자가 지난 10여년 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일하는 각 분야의 말단 직원부터 최고위 금융당국 관료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며 배운 '시장의 작동 원리'를 일반 독자들에게 상세히 전달하고자 한 의지가 녹아있습니다.
이 책의 백미는 '권두스페셜' 인포그래픽 섹션입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저자의 소신과 재능이 빚어낸 희소가치 높은 정보들로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70년에 걸쳐 이뤄진 주요 시점별 금리 정책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든 인포그래픽은 기존에 없던 정보입니다.
증권전산 사사 등 자본시장 주요 인프라별 역사를 꼼꼼히 살펴 첨단 IT 인프라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과거에는 거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태호 지음. 어바웃북. 392쪽.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