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코로나19 여파로 주요국들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대표적인 피해종목으로 꼽혔던 보험주가 최근 가파른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 출입이 잦아들면서 자동차·실손보험 등의 손해율 개선이 전망되는 가운데 민식이법 시행 이후 운전자보험 수요도 급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관측도 적지 않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시대가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업계는 대면 영업 비중이 실적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보험업종 지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최저치를 찍었던 지난 3월 20일 이후 한달여 만에 55.94% 상승했다. 특히 민식이법이 시행된 이후 운전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시장에서는 손해보험사 종목에 관심이 몰렸다.
이를 반영하듯 손보사들의 주가는 동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 거래일 기준 한화손보는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최저치와 비교해 128.25% 급등한 2125원을 기록했다. DB손보도 87.58% 상승했다. 이밖에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도 보험업계 평균치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3월 25일 시행된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 같은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어린이 상해·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스쿨존에서 사고를 냈다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돼 운전자보험에 대한 니즈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주요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의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72만 311건으로 집계됐다. 전달(27만 9280건)보다 3배, 전년 같은 기간(19만 766건)과 비교해서는 277% 증가한 수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제 차량 운행량이 감소하고 사고율도 하락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기존 전망치보다 양호할 것”이라며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도 일평균 청구건수가 감소하고 있고 특히 3월 의료기관 수요가 급감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험설계사 등을 통한 대면 영업이 실적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업계 특성에 따라 향후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을 때 판매 채널에 대한 대비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험사들이 다양한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상품의 가입기간이 길고 구조가 복잡해 비대면 채널에 적합하게 표준화시키기 어려운 보험상품 특성상 빠른 시일 내 효과적인 채널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 수혜 요인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가속화된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이에 따른 보험주 펀더멘탈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