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고령층의 의료비 증가가 민영 의료보험의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고령층들에 대한 적절한 의료이용을 유도하는 한편 보험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보험연구원(원장 강호)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건강보험의 진료비 전망 및 활용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이 도입된 지난 2000년부터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층의 의료비(입원/외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남성의 입원진료비는 연평균 7.9%, 외래진료비는 연평균 8.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65세 미만 남성의 입원진료비와 외래진료비는 절반 수준인 3.4%, 4.4%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 65세 이상 여성의 입원진료비와 외래진료비는 각각 10.5%, 8.5%씩 늘었다. 이에 반해 65세 미만 여성은 각각 4.1%, 4.5%씩 늘어났다.
특히, 최근 5년간 환자들이 직접 부담해야하는 의료비가 크게 늘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5세 이상 남성의 ‘총 본인부담진료비’는 연평균 17.5%, 65세 이상 여성은 연평균 20.1% 증가한 것으로 추계됐다.
국민건강보험 진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요양급여진료비와 환자가 부담하는 법정 본인부담진료비로 구성된다. ‘총 본인부담진료비’는 법정 본인부담진료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지 않는 비급여 본인부담진료비를 합친 것을 뜻한다.
연구원은 “65세 이상 인구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총 본인부담진료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 노력에도 고령자의 본인부담진료비 부담은 매년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령층의 진료비 상승이 보험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진단.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의 판매에 적극적이었지만 수익을 얻기보다는 대규모 손실의 발생했다”며 “원가에 해당하는 본인부담진료비의 상승 때문에 보험수지 악화와 갱신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업계가 악순환의 고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본인부담진료비 증가 추세를 적절히 보험료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건겅보험공단은 고령층의 적정의료 이용을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