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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 강해진 쉐보레 볼트EV...“방전 압박은 남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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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2, 2020, 06:06:00

한 번에 414km까지 주행..서울-양양 왕복해도 여유로운 주행가능거리
회생제동 시스템 통해 효율 극대화..편의사양 적지만 ‘가성비’로 승부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유럽을 비롯한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한 번에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쏟아내며 시장 선점에 나섰는데요. 국내에 판매되는 국고보조금 지원대상 승용 전기차는 20종(초소형 제외)에 달합니다.

 

전기차에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효율’일 겁니다. 완충 후 긴 거리를 주행할수록, 전기를 적게 쓸수록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요. 최대주행거리 200km 내외의 전기차가 대부분이었던 시절, 383km나 주행할 수 있었던 쉐보레 볼트EV가 주목을 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내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쉐보레 볼트EV는 2년 연속으로 계약 당일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볼트EV가 국내에 데뷔했던 2017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국내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최대주행거리 300km를 넘는 차종은 이미 13종이나 되니까요.

 

 

절치부심한 쉐보레는 볼트EV의 최대주행거리를 414km로 대폭 늘리면서도 판매가격은 동결하는 승부수를 뒀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테슬라를 제외하면, 동급에서 볼트EV보다 더 오래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는 국내에 아직 없습니다. 그런데도 니로EV나 코나 일렉트릭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보여집니다.

 

2020년형 볼트EV가 31km나 더 주행할 수 있게 된 건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 덕분입니다. 볼트EV는 기존 용량 대비 6kWh 증가한 리튬이온 배터리(66kWh)를 탑재했는데요. 특히 셀 크기를 더욱 키우고 니켈 함량을 높여 효율을 개선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지엠은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왕복하는 장거리 시승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출발해 양양고속도로, 한계령을 거쳐 양양에 도착하는 코스인데요. 400km에 육박하는 왕복 주행거리는 추가충전에 대한 압박감을 들게 했지만, 이날 한국지엠 관계자들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쳐 보였습니다.

 

 

이번 볼트EV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디자인상 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지 벌써 4년이 흘렀기 때문에, 요즘 기준으로 아주 세련된 디자인은 아닐 겁니다. 다만 충분히 커보이는 10.2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실내 디자인은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모습입니다.

 

2017년 이후 햇수로 3년 만에 다시 타 본 볼트EV는 그때나 지금이나 일단 ‘넓다’는 생각부터 들게 했습니다. 외관은 소형 해치백을 연상케 하지만, 막상 탑승해보면 어지간한 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일반 SUV보다 지붕이 높아 헤드룸이 여유롭고, 2열 레그룸 역시 충분히 넓었습니다.

 

 

볼트EV만의 이 같은 디자인과 실내공간은 전기차 전용 설계 덕분인데요. 차체 바닥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넓은 휠베이스(축간거리)와 섀시가 적용된 볼트EV는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됐습니다.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쟁차종들과는 출발부터가 다른 셈입니다.

 

운전석에 앉아 스타트버튼을 누르면 전기차답게 계기판과 중앙화면만 켜지는데요. 과연 추가 충전없이 서울로 복귀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올랐습니다. 최대한 연비운전을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말이죠.

 

 

하지만 고속도로에 오르는 순간 연비운전에 대한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전기차 특유의 액셀레이터 반응속도 때문인데요. 고배기량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얹은 스포츠카처럼 밟으면 밟는 대로 쭉쭉 가속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고로 볼트EV의 제로백은 7초가 채 되지 않습니다.

 

볼트EV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합니다. 특정 알피엠에서 최고의 힘을 내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언제나 최고출력, 최대토크로 달립니다. 따라서 운전자가 체감하는 가속성능은 동일한 출력의 가솔린차보다 더 뛰어나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전기차 특성상 빠르게 주행하면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니 일단 이날은 연비운전에 집중하기로 했는데요. 특히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를 두루 사용하면서 주행가능거리를 적극적으로 늘려봤습니다.

 

 

볼트EV의 효율은 높디높은 한계령을 넘을 때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르막을 오를 땐 속절없이 배터리가 닳았지만, 액셀레이터를 쓰지 않았던 내리막에선 오히려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났거든요.

 

내리막길에서 스티어링 휠 왼쪽 후면의 패들 버튼을 누르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감속할 수 있었는데요. 한국지엠은 이를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제동 에너지를 회생시켜 전기를 만들어내는 개념입니다.

 

 

특히 기어노브를 ‘L’로 옮기면 감속은 물론 완전 정차까지 가능한 회생제동 시스템을 쓸 수 있었습니다.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속도가 빠르게 줄어드는데, 내리막길과 시내주행에서 매우 유용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알아서 감속해주고, 이때 배터리까지 충전시켜주는 똑똑한 기능이죠.

 

다만 고속주행에서 L 모드를 쓸 경우 답답함과 꿀렁거림이 느껴졌는데요. 내연기관차의 DCT(더블클러치) 변속기처럼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뒤에서 강하게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패들을 사용하는 리젠 온 디맨드 역시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선 사용이 쉽지 않았습니다.

 

 

적극적인 회생제동으로 효율을 극대화한 결과, 제가 시승한 볼트EV는 총 393.8km를 주행하고도 48km나 더 달릴 수 있었습니다. 442km는 충분히 주행할 수 있었다는 건데, 인증받은 최대주행거리 414km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입니다.

 

사실 서울로 복귀하던 길에 들른 철정휴게소에서 주행거리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했습니다.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97km였는데 내비게이션의 남은거리는 96km나 됐거든요. 이대로라면 방전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지만 계속해서 늘어나는 주행가능거리에 안심이 됐습니다.

 

 

롯데월드타워로 돌아왔을 때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연비는 7.1km/kWh였는데요. 현재 1kWh당 평균 충전요금은 64원이니, 서울에서 양양을 왕복하는 동안 쓴 전기료는 3584원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7월부턴 충전요금이 꽤 오른다고 하지만, 그래도 휘발유 값에 비하면 매우 경제적입니다.

 

특히 볼트EV의 높은 효율도 장점이지만, 앞서 언급했던 저렴한 판매가격도 충분한 무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볼트EV는 기본트림(LT) 4593만 원, 중간트림(LT 디럭스) 4693만 원, 최고급형(프리미어) 4814만 원에 판매되는데요. 기본 4690만 원(코나 일렉트릭), 4780만 원(니로EV)의 경쟁모델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볼트EV는 국고보조금 820만 원에 지자체 보조금 450만 원을 받으면 서울 기준 총 1270만 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기본형인 LT트림은 3423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셈인데, 이는 쏘렌토·싼타페 가격에 불과합니다.

 

 

◇ 총평

 

볼트EV는 국내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열어젖힌 상징적인 모델로, 높은 효율 덕분에 시장 입지를 단단하게 다져왔습니다. 국내 출시 이후 3년간 경쟁자들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성비만큼은 동급 최고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볼트EV는 경쟁차들이 자랑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비롯해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편의사양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 연식변경을 통해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와 실내 이오나이저 등이 추가되긴 했지만, 여전히 경쟁자들보다 빈약한 편이죠. 순정 내비게이션은 삭제됐고, 대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합니다.

 

그래도 볼트EV가 기대되는 건 동급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효율 때문입니다. 대중 브랜드의 전기차 중에선 가장 긴 최대주행거리를 갖고 있는데,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니까요. 아쉬운 점들이 있긴 하지만 장점을 따져보면 눈감아줄 만합니다. XM3, QM6, 렉스턴스포츠 등 가성비 모델의 흥행으로 미뤄볼 때 볼트EV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있는 셈이죠.

 

특히 주행 시 거의 들리지 않는 모터소음과 쉐보레 특유의 안정적인 주행감도 인상적이었는데요. 편의사양이 부족하고 디자인이 오래됐다는 점은 아쉽지만, ‘자동차’로서의 기본기는 탄탄하다는 생각입니다.

 

올해는 르노삼성이 전기차 모델 조에를 출시하고, 쌍용차도 내년 초 코란도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인데요.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볼트EV가 이름값을 증명해내길 기대해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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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2024.05.02 16:14:1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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