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사상 최초로 14조원을 넘어섰다. 빚내서 투자(빚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이지만, 과도한 신용 규모는 오히려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큰 충격이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신용잔고 연일 사상 최고치..상승장 지속 기대감 반영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4조 49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 7422억원, 코스닥은 7조 3074억원이다. 지난 10일 사상 최초 13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14일만에 1조원 넘게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까지 내가며 주식 투자에 나서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이다. 통상 이는 지수 강세에 따르는 일종의 후행 지표로, 개인들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에 베팅해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달에만 7% 정도 급등한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장중 한 때 2% 이상 점프하며 2260선을 넘어섰다. 전날 1%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이는 지난 3월 19일 저점 대비 55% 이상 오른 수치로 연중 고점인 2277.23(1월 20일)에 근접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본격적으로 반등장세에 들어서면서 4개월째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지수는 코로나 여파로 인한 저점(3월 19일) 대비 90% 이상 치솟았다.
◆ 변동성 확대 시 반대매매 위험 노출
다만, 과도한 신용융자잔고는 상승장의 끝물을 나타낸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증시를 살펴봐도 미국과 중국 양국이 서로의 영사관을 폐쇄하는 등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세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수는 지난 26일까지 5일 연속 1000명을 넘어서면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세에는 크게 두 가지 우려사항이 있다”며 “고위험 주식 매수 비중이 높아지는 점과 신용융자 매수세가 증가하는 점”이라고 꼽았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 개인투자자는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위험이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소수 종목에 집중한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을 통한 주식매수는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또 특별한 호재나 이벤트가 아닌 단기간의 주가 급등은 이후 단기 반락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