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자영 기자] 길 것 같았던 수습기간 3개월이 훌쩍 지나버린 느낌이다. 수습기자 교육을 받으며 기사도 열심히 읽고 보험에 대한 공부도 조금씩 했다. 회사마다 다른 직급체계와 직책명을 익히는 것부터, 보험사라는 금융기업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갔다.
입사 초반에는 긴장 탓인지 하루에 만나는 수명의 얼굴을 완벽히 기억하지 못했다. 분명히 안면이 있으나 ‘어디의 누구’라고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면 주고받은 명함을 꺼내보며 얼굴을 기억하려 애쓰곤 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보험회사가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더뉴스’의 지향점이 ‘사람’이기에 선배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고 잘 관찰하라고 말했다.
업계의 이야기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든 인간적인 소소한 이야기든 최대한 모두 귀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다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곱씹으며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원체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그 순간순간이 의미 있었다.
그동안은 보험 하면 ‘보험사기’ 혹은 ‘보험사의 횡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다. 물론 보험에 가입돼 있고 보험의 필요성을 체감하면서도 말이다.
수습기간을 거치며 하나로 모인 생각은 보험은 마치 사람과 같다는 것이다. 다른 금융상품과는 달리 보험은 가입한 사람에 따라 다른 개성을 가진 살아있는 상품으로 변모했다. 월 보험료, 납입 기간, 특약에 따른 보장 내역 등 각자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맞춤설계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은 어떤 보험인을 만나는가도 매우 중요하단 것을 깨달았다. 어떤 설계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내 보험이 위험을 보장하는 든든한 동아줄이 될 수도 있고 기업의 배만 불리는 밑 빠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
“보험은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상품인데.” 아직 우리사회가 보험에 대한 인식이 좋지않은 것에 대한 업계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느낄수 있었다. 보험사는 고객의 위험을 관리해주며 신뢰를 쌓고, 고객은 그 믿음으로 계약을 유지해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기자’라는 직업을 꿈꿨기에 기자로서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더욱이 생소한 보험업계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물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보험(Insurance) 전문 매체인 인(人)더뉴스의 기자로 생활하며 느낀 것은 ‘보험은 사람이고, 사람이 바로 중심’이라는 것.
어느 저녁 자리에서 만났던 선배의 조언이 아직 생생하다. 그는 현재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고 본인의 기자생활을 회고하며 신입기자에게 조심스러운 조언을 건넸다.
“틀린 것을 바로잡는 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해치는 기사라면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기자도 결국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