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이건희 회장 별세로 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재개됐습니다.
재판부는 연내 최종 변론기일을 지정하겠다는 등 재판을 서둘러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올해 안에 판결이 날지 주목됩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26일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피고인인 이재용 부회장에 소환장을 발부해 파기환송심 공판 준비기일에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할 지 주목됐지만, 이건희 회장 별세로 상을 치르게 되면서 법정에 출석하지 못 했습니다.
재판부와 특검은 이날 공판 준비기일에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전문심리위원 선정 절차와 향후 재판 일정 등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인겁니다.
재판부는 “특검 의견서를 보면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할 의사가 있어 보인다”며 “특검이 이번주 목요일까지 중립적인 후보를 추천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신속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내주 전문심리위원 참여를 결정하고, 11월 16일~20일 전문심리위원 면담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후 30일 위원들의 의견 진술을 듣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특검은 전문심리위원 면담 조사 기간이 너무 짧다는 입장입니다.
재판부와 특검은 향후 재판 일정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재판부는 “11월 30일을 파기환송심 6차 공판 기일로 지정, 이날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 의견을 듣겠다”며 “향후 12월 14일 또는 21일에 이번 재판에 대한 최종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재판부 의견에 대해 특검 측은 “후보를 받아서 면담할 게 아니라 우선 전문심리위원회 설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심리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별도로 기일을 잡아 특검, 변호인, 심리위원 측 의견을 들어서 정하는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관련해 특검 측 의견을 별도로 들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삼성 변호인단은 “특검에 별도 기일을 지정해 들을 필요가 없다”며 특검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 변호인단은 “특검의 기피 신청으로 피고인은 이미 절차적 불안 상태가 굉장히 오래 유지됐다”며 “공판 두개를 동시에 받는 지경인데, 지금와서 기일이 부족하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부회장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로 알려진 최서원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 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댓가로 최 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비용,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의 지원 명목으로 총 298억 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는데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등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