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이진솔 기자 | 삼성전자가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통해 미래 경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사장단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는 유지했지만 50대 젊은 사장을 전진배치하고 임원인사에서는 차기 CEO 후보군인 부사장 승진자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 50대 젊은 사장 전진배치..‘성과주의·세대교체’
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핵심은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한 50대 젊은 사장으로 교체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1월 20일 삼성전자는 뒤늦게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노태문 IM부문 사장 등 50대 초반 젊은 사장을 전진배치해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이번 사장 승진자 5명 중 4명이 50대로 젊은 사장들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1위인 메모리 사업 부문과 파운드리 사업 부문 수장을 50대 ‘젊은피’로 교체했습니다.
또 차세대 먹거리인 퀀텀닷 디스플레이(QD) 전환과 중소형 OLED 시장 강자를 키우기 위한 인사도 단행했습니다. 생활가전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판 전문성을 갖춘 사장도 발탁해 신가전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54세)과 최시영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56세)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전임자였던 진교영 사장과 정은승 사장보다 4~5살가량 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 SDS 대표도 나란히 교체됐습니다. 최주선 사장은 대표이사(CEO)와 함께 대형 디스플레이사업부장(57세)을 겸임합니다. 김성철 중소형 디스플레이사업부장(59세)도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발탁됐습니다.
황성우 전 삼성전자 종합기원장(58세)은 삼성SDS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이재승 생활가전부장(사장)은 이번 사장단 중 유일한 60대이지만, 생활가전 출신 최초 사장 승진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 반도체,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보임했다”면서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교체 인사를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는 그대로 유지돼 ‘안정 속 쇄신’을 꾀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끌어냈다는 평입니다. 김기남 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은 부문장 역할에 집중합니다. 올해 초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직을 내려놓고, DS 부문장으로 역임해왔습니다. 김현석 사장은 내년에도 CE부문장을, 고동진 사장 역시 IM부문장직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 코로나 위기 속 인재 확보..미래 CEO 후보 확대
임원 승진 인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확고했던 실적을 반영한 듯 200명이 넘는 폭넓은 인재가 발탁됐습니다. 올해 들어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등 전반적인 사업부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성과를 반영한 인재 등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습니다.
변동이 적었던 사장단 인사와 달리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꼽히는 부사장으로 31명이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난 2018년 부사장 승진자가 27명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부사장 승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14명, 가전과 모바일에서 17명이 임명됐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경영진의 나이를 고려하면 2~3년후에 큰 폭으로 사장단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