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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피플] '미래·실용·혁신'…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설명하는 세 가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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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05, 2021, 06:01:00

‘미래’ 리더십으로 신사업 인수·투자 선도..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체질 변화
경쟁사와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 ‘실용’ 리더십..재계 총수·노조와 스스럼없이 만나 대화
‘혁신’ 리더십으로 결실 본 제네시스 브랜드..품질 개선 앞세워 코로나19 위기 타파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자동차 산업에 경영 파고가 몰아치는 시기입니다. 4차 산업혁명 본격화에 따른 자율주행, 친환경차가 새로운 기회로 대두되면서 현대차그룹도 기존 제조업 중심 체제를 넘어서야 할 숙제를 떠안았습니다.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현대차 미래 설계도를 그려온 정의선 회장은 취임 이후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그림을 구체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는데요. 이런 정 회장의 리더십을 압축하는 단어는 ‘미래’, ‘실용’, ‘혁신’ 등입니다. 그가 회장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지금까지 보인 행보는 그룹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방향으로 연결됩니다.

 

미래 리더십은 신사업 육성을 위한 인수·합병과 투자 분야에서 도드라집니다.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경쟁 재계 총수와 만나고 조직에 유연성을 심는 모습에서 실용 리더십이 드러납니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품질’을 강조하는 모습에서는 혁신 리더십을 읽을 수 있습니다.

 

◇ ‘미래’리더십…인수·투자로 신사업 챙겨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를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틀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현대차도 시대적 변화에 조응해 체질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겁니다.

 

정 회장은 이같은 '미래' 리더십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핵심은 미국 앱티브와 세운 합작법인입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하고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선보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구상입니다.

 

합작법인 이름은 모셔널(Motional)입니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 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합니다. 올해부터는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는 2022년에는 로보택시·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국내외 IT기업과 협력도 강화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분야 선도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커넥티드 카 운영의 핵심 기술인 컴퓨팅 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차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선 상황입니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와도 ▲콘텐츠·서비스 사업 협력 ▲모빌리티 서비스 시너지 창출 ▲중소사업자 상생 모델 개발 등 3가지 주요 부문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모두 1조원을 들여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정 회장은 직접 지분 참여를 통해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합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기술 혁신과 로봇 자동화 수요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세대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도 담겼습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수석부회장 시기부터 리더십을 공고히했습니다.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CEO 총회'에 공동회장으로 참석해 수소 로드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수소 에너지가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와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이 되려면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3가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구체화되면서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5년까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수소(H2) 솔루션 등 3대 사업구조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60조 1000억원 투자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8% 확보 ▲글로벌 점유율 5%대 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 재무목표를 달성할 방침입니다.

 

◇ ‘실용’리더십…손잡을 땐 손 잡는 유연성

 

 

실용 리더십도 정의선 회장을 요약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특히 경쟁 그룹 총수와 사업적 만남을 꺼리지 않는 모습에서 기존 배타적 리더십과 다른 면모가 읽힙니다.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지난 5월 사업상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사업 협력을 위해 회동한 겁니다. 업계는 현대차 전기차에 삼성 배터리가 장착되는 등 협력이 구체화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업상 협력관계를 벗어나 인간적으로도 이 부회장을 챙기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 11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두 차례 찾아 이 부회장과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이 부회장에 이어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연이어 만났습니다.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찾아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어 11월에는 4개 기업 총수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도 가졌는데요. 재계에서는 그룹 총수 간 관계가 원만히 유지된다면 대규모 거래가 쉽게 타진될 여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만나 미래차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정 회장은 6개월 사이 5대 그룹 총수 모두와 단독 회동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신 회장과의 만남에선 전기차와 수소차 경량화를 위해 롯데케미칼 플라스틱 제품군을 살피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노조와 협력을 강화하는데에도 특유의 실용주의가 발휘됐습니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분규 없이 기본급을 동결하는 임금협상에 합의했는데, 노사가 전향적 자세로 협력하는 가운데 정 회장이 직접 나서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정 회장은 울산공장에서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현대차그룹 회장이 노조 집행부를 만난 건 19년만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노사 갈등에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실용주의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을 추진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관련해서도 정 회장의 실용적 판단이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5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비용때문에 GBC를 100층 이상으로 짓겠다는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 50층 이상 건물 여러 동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GBC 건립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지만 현재 미래차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건물 층수를 낮추면 시공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정 회장이 명분보다 실리를 택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이러한 실용 리더십은 조직문화 혁신에도 적용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수평적 소통과 자율을 기반으로 그룹 체질 개선과 창의적이고 열린 조직문화 구현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 회장은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을 주문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성’과 ‘기회’ 확대를 통해 ‘일’ 중심의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조직문화와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유연 근무제, 복장·점심시간 자율화 등을 통해 개개인의 자율성을 크게 늘렸습니다. 여기에 결재판을 없애고 이메일 등 비대면 보고를 확대하는 한편 자율좌석제를 일부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직 직급 체계를 4단계로 축소하고 호칭은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단순화했습니다. 승진연차제도도 폐지해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조기에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 ‘혁신’리더십…프리미엄 ‘제네시스’로 형상화

 

 

정의선 회장은 혁신 리더십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대표작은 제네시스입니다. 정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온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출범 이후 올해 최초로 올해 연간 판매량 10만대 이상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제네시스 최초로 도심형 럭셔리 중형 SUV 모델인 ‘제네시스 GV70’을 출시하는 등 혁신 리더십이 도드라졌습니다. GV70은 제네시스 디자인 영역을 확장하는 첫 번째 중형 SUV 모델로 ▲가장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외장 디자인 ▲제네시스 고유의 여백의 미를 가장 극적으로 살린 운전자 중심의 내장 디자인 ▲럭셔리 SUV다운 안정적인 주행감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동력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G80은 제네시스 세단의 새로운 시대를 연 차량입니다. 2008년 1세대 모델(BH)과 2013년 2세대 모델(DH)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탄생을 이끈 G80은 브랜드 출범 이후 2016년 2세대의 상품성 개선 모델부터 G8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2016년 출시된 G80은 제네시스의 글로벌 차명 체계인 ‘G + 숫자’를 국내에서 처음 사용하며 제네시스의 방향성을 선보였습니다. 완전 변경 모델인 3세대 G80은 디자인, 주행성능, 고객 서비스 등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가치의 원형을 제시했습니다.

 

G80은 우아하고 역동적인 외장 디자인과 여백의 미를 강조한 여유롭고 균형 잡힌 실내 공간을 갖췄습니다. 또 2세대에 비해 125kg 가벼워진 차량에 가솔린 2.5 터보, 가솔린 3.5 터보, 디젤 2.2등 3가지 엔진으로 역동적이고 정숙한 동력성능을 확보했으며 각종 최첨단 사양으로 고급 세단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췄습니다.

 

해외에서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19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제네시스가 압도적인 점수 차로 2년 연속 종합 1위, 3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도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 진출 첫해인 2017년부터 독일 포르쉐, 일본 렉서스 등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제치고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간 품질 경쟁 구도를 완전히 재편하고 있습니다.

 

혁신 리더십이 적용되는 또 다른 분야는 품질입니다. 기아자동차가 해외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현지판매, 수출, 생산 등 전 부문에 걸쳐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는 게 대표적입니다.

 

기아차는 먼저 판매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해외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입니다. 기아차는 나라별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행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의 구매·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판매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냅니다. 기아차는 올해 범유럽 온라인 판매시스템을 개발해 하반기 독일에서 시범서비스에 들어갑니다. 차량 구매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제조사가 자동차를 직접 판매를 할 수 없는 미국에서는 딜러를 통해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까지 전체 미국 딜러의 50%가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연말에는 80%까지 확대합니다. 인도, 러시아에서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중국에서도 상반기 중 시스템을 갖추기로 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활성화한다는 전략입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차량에 대한 재고 관리·품질 점검도 철저히 합니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연간 150만대를 생산해 이 중 60% 이상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아차는 생산라인부터 해상운송까지 수출 전 과정에서의 품질향상 활동을 통해 품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정의선 회장 특유의 ‘미래’, ‘실용’, ‘혁신’ 리더십이 현대차 미래 설계도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그룹의 ‘새로운 장’에 재계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주요 약력>

 

■ 기본사항
△1970년 10월 18일(양) 출생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대한양궁협회 회장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전북 현대 모터스 구단주 △KIA 타이거즈 구단주

 

■ 학력
△1989년 휘문고등학교 졸업 △1993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 경력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실장, 영업지원사업부장(이사/상무) △2002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전무) △2003년 기아자동차 기획실장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 △2009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2018년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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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jinsol@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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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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