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레시피) 시시하죠? 시시하다고 하시면 성공한 겁니다. 얼마나 간단해요? 마트에서 파는 타르타르 스테이크 재료 사다가 저 소스(TBK 간장볶음소스) 한 숟갈 넣고, 참기름 한 숟갈 넣고 비비면 끝입니다. 아, 핵심인 마늘도 넣어야죠."
더본코리아가 새 유통 브랜드 'TBK'를 론칭하며 글로벌 B2B 소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소스 전면에 붙여진 QR코드 속 소스 레시피를 보여준 후 세계적인 K푸드 열풍 속 '쉬운 한식'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습니다. 백 대표는 직접 글로벌 영업 선봉장으로 나서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각오입니다.
글로벌 B2B 소스 론칭..QR코드 도입해 '균일한 K푸드 맛' 주력
더본코리아는 3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TBK 소스 론칭과 함께 글로벌 유통 사업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TBK 소스는 더본코리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된 한식 맛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B2B 전용 소스입니다. 1차로 양념치킨소스, 매콤볶음소스, 간장볶음소스 등 총 7종을 출시하고 연내 쌈장소스 등 4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글로벌 K콘텐츠 인기에 한식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대비 8.5% 늘어난 130억3000만달러(약 18조원)를 기록했습니다. K소스는 글로벌 한식 카테고리에서 '조용한 강자'로 부상 중입니다. 지난해 K소스 수출액 3억9900만달러로 2020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실제 국내 외식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넘어 현지 외식 브랜드에서 한식 메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한식당이나 한식 메뉴에서 '한국에서 먹는 한식 맛'을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복잡한 조리 과정과 김치, 장류 등 특수 재료 조달의 어려움이 '정통 한식'의 대중화에 장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더본코리아는 소스에 주목했습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매출의 85% 이상이 가맹사업 매출이다. 가맹사업 확대나 주력 사업 운영에 대한 수년 간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해외 전용 소스 개발"이라며 "소스를 해외에 유통해 만든 자금으로 국내 소형 가맹점에 투자하고, 가맹점 매출을 극대화해 나온 여력으로 다시 해외 유통 상품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사업에서 '한식 레시피 구현'과 '확장성'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QR코드를 도입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소스 용기에 제품별 응용 메뉴와 레시피 영상을 제공해 해외 현지 조리사나 마트 관계자 등 누구나 쉽게 한식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품 소개부터 상세한 레시피, 조리 영상에 더해 구매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QR코드 적용이 글로벌 B2B 시장 개척에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을 앞세운 건 마케팅비 자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이를 통해 유튜브 쇼츠, 틱톡 쇼핑스토어 등 글로벌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대면 영업과 해외 고객 확보가 수월할 거란 전망입니다. B2B소스 론칭을 시작으로 B2C 소스 시장 진출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우리 요리 영상 조회수를 보면 국내보다 외국 시청이 많고 유튜브로 한식 배우는 수요도 많은데 외국에는 그런 K소스가 구비된 마트가 거의 없다"며 "여러 가지 기본양념을 섞어야 하는 어려운 조리 과정을 한 두 가지 소스만 넣어 쉽게 요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올 하반기 글로벌 B2B 소스 사업을 시작해 오는 2028년 누적 매출 500억원, 2030년까지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백 대표는 "이것도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자발적으로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주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 시점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글로벌 푸드 컨설팅'으로 현지 최적화된 레시피 제안
더본코리아 K소스 사업의 핵심은 '글로벌 푸드 컨설팅'입니다. 이는 더본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소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 각국의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조리 방식과 레시피를 제안하는 B2B 사업 모델입니다. 단순히 소스 공급만 하는 게 아니라 현지 매장의 니즈에 맞춘 레시피 제공과 메뉴 확장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 방식은 기존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대비 점포와 인력에 대한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각국 환경에 맞는 최적의 조리법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회사는 기존 B2C 완제품 수출이나 MF 중심 해외 진출 방식과 함께 다양한 한식 조리 컨설팅 노하우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독일에서의 성과가 이번 소스 론칭의 발판이 됐습니다. 지난 7월 대형 유통 그룹 '글로버스'와 손잡고 현지 푸드코트에 비빔밥과 덮밥 메뉴를 론칭했는데 출시 첫 주 만에 일평균 110그릇이 팔리며 흥행 청신호를 켰습니다. 독일이 유럽 내에서도 까다로운 시장인 점, 1호점이 위치한 상트벤델 지역은 한국인 거주자가 없는 지역임을 감안할 때 '글로벌 푸드 컨설팅' 방식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백 대표는 "해외에 나가보면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한번은 프랑스에 촬영 가서 우리나라 육회와 비슷한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소스를 한국에서 가져간 게 아니고 프랑스 일반 마트에서 재료를 사와 코리안 스타일로 타르타르 스테이크 만든 것인데, 셰프들이 먹고 놀라는 걸 보고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TBK 소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냅니다. 글로버스의 경우 연내 한인 비중이 높은 에쉬본 지역에 2호점을 오픈합니다. 향후 독일 글로버스 전 매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체코 등 타 국가 진출도 타진합니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내 리테일 기업들과 협업해 메뉴 컨설팅 사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백 대표는 "해외 대형마트나 소형 마트에 가서도 시연회를 할 예정"이라며 "최근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실망을 안겨 드린 부분이 있다. 발로 뛴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미국부터 시작해 유럽으로 시연회를 다니면서 소스를 홍보하고 판매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