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롯데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1주기를 맞아 고인이 설립한 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재단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18일 롯데지주(대표 신동빈·송용덕·이동우)에 따르면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1983년 “자질은 우수하나 가난한 학생들에게 사랑의 온정을 베풀어 학업에 전념토록 하고 성취한 학문적 지식을 국가와 인류사회에 기여하도록 인도하는 장학사업을 전개하겠다”며 삼남장학회를 설립했습니다. 삼남장학회는 1996년 롯데장학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장학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롯데장학재단은 집안 형편이 어려운 우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과학자들에게 기초자연과학 연구에 집중하도록 지원하거나 농어촌 학교에 최신 컴퓨터와 기자재 등을 보내는 일도 합니다. 재단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지원된 장학금은 약 800억원이며 수혜자는 5만 명에 달합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장학금으로 공부한 수혜 학생들이 재단에 감사편지를 보낼 때가 종종 있다. 나는 그 편지를 읽는 게 적잖은 즐거움이었다”며 “집안 형편이 몹시 어려운 어느 학생이 훗날 훌륭한 과학자가 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아주 기쁘고 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보람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각 장애인 재즈 피아니스트인 강상수 씨는 2013년 롯데장학재단과 인연이 닿은 롯데 장학생입니다. 유학 생활을 꿈꾸며 버클리 음대에 합격했지만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 탓에 아르바이트하며 걱정이 많던 시기에 롯데장학재단에서 유학을 지원받았습니다.
강상수 씨는 “롯데가 아니었다면 유학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롯데장학재단에서 졸업할 때까지 경제적인 지원도 물론이지만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저를 위해 고민 상담을 비롯해 정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때 받았던 힘과 격려를 저도 똑같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격호 명예회장은 1994년 외국인 근로자를 돕기 위해 롯데복지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는 재단을 설립하며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산업재해를 입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딱한 사정이 있다고 한다”며 “이들을 제도적으로 구제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할 것이다”라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첫 번째 지원 수혜자는 1994년 11월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숨진 필리핀 근로자 아델 아이다 유족입니다. 롯데복지재단 지원으로 아이다 씨 유해는 필리핀으로 운구되어 본국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유족들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했습니다.
이후에도 롯데복지재단은 한국에서 일하며 어려움을 겪은 외국인 근로자와 조선족 동포들을 돕는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재단은 보육원, 경로원, 장애인 자활시설, 소년·소녀 가장 학생, 결식 학생 등으로 지원대상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롯데복지재단은 1994년부터 2020년까지 10만여 명에게 165억원을 지원했습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롯데복지재단 지원을 받는 김창덕 라파엘 클리닉 대표이사는 “의료인의 사명감만으론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며 “롯데복지재단에서 환자들을 위한 의약품을 꾸준히 지원해 준 덕에 매년 환자 2만여 명을 돌볼 수 있고 진료소 운영에도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역시 부친을 이어 롯데가 사회에 기여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5년 9월 롯데문화재단을 설립하며 장학, 복지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까지 지원 분야를 확장했습니다.
롯데는 재단 출연금으로 총 200억원을 조성했다. 신동빈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했으며 롯데물산,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 3사가 나머지 100억원을 조성했습니다. 롯데문화재단은 롯데콘서트홀과 롯데뮤지엄을 운영하며 다양한 공연예술 활동을 지원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