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르노삼성은 문제가 뭔지도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지난해 12월 XM3 신차를 구매한 뒤 히터 작동 불량 현상을 겪은 A씨가 기사에 꼭 넣어달라며 보낸 메시지의 서두입니다. A씨가 분노한 이유는 지난달 새로 장만한 차에서 히터가 나오지 않자 르노삼성차 공식 정비소에 차량을 가져갔지만 황당한 답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A씨가 겪은 문제는 온도 조절 레버를 구체적인 온도로 설정하면 찬 바람이 나오는 현상이었습니다. 예컨대, 28도로 설정해도 찬바람이 나오는 겁니다. 대신 레버를 끝까지 돌려 하이(HIGH)로 설정하거나 자동(AUTO)으로 맞춰야 히터가 가동됐습니다. 다시말해 A씨가 구입한 차량에서는 온도 조절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르노삼성측은 A씨에게 “오토 에어컨 특성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온도 조절 레버에 표시되는 온도는 실제 토출되는 온도와 다르며 실내 쾌적성에 도달시키는 과정에서 찬 바람과 더운 바람 양을 자동 조절한다는 설명입니다. 결함이 아니라 원래 그렇다는 겁니다.
르노삼성차에서 보낸 답변은 사실 핵심을 비껴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A씨는 하이 혹은 자동모드가 아닐 때 히터가 가동되지 않는 문제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오토 에어컨에서는 쾌적함을 위해 찬바람을 틀어주기도 한다는 대답만 반복하니 A씨가 분통을 터트릴 만 하다고 느꼈습니다.
분노하는 지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A씨가 온도 조절 불량 문제로 차량을 정비소에 입고시켰을 때에만 해도 담당자가 ‘수리가 가능할 것 같다’는 취지로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은 A씨가 겪은 문제가 ‘수리해야 할 결함’이라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하지만 며칠 뒤 담당자도 “원래 그런 것”이라는 답변으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이번 XM3의 에어컨 작동 불량 지적은 르노삼성 차를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차주도 “히터 대신 찬바람이 나온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소비자나,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오토 에어컨이)차의 특성이라면 왜 판매할 때 알리지 않았던건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 차가 정말 정상인가요?”라고 했습니다.
취재하고 있자니 문득, “벽에다 얘기하는 느낌이 이렇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차에서 자기가 원하는 온도로 히터를 켜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면, 최소한 책임지고 수리라도 해주는 게 도리 아닐까요? 르노삼성차가 불성실한 대응으로 문제를 키운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