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한국의 안방 시장에 침투한 중국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13년 이후 중국 보험사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12일 발간한 ‘중국 보험회사의 해외진출 동향’에 따르면 최근까지 중국 보험회사들은 해외진출에 소극적이었지만, 2013년 이후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2년말까지 해외시장에서 현지법인을 소유한 중국 보험회사는 중국태평보험이 유일했다. 이 회사는 중국 정부가 허가한 해외 보험사업을 진행하는 유일한 보험회사로, 영국·일본을 비롯해 홍콩·마카오·싱가포르·뉴질랜드·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방보험그룹은 벨기에의 피데아(FIDEA), 네덜란드의 비바트(VIVAT), 한국의 동양생명을, 복성그룹은 포르투갈 Caixa Seguros e Saúde, 미국 MIG 및 Ironshore를 인수했다.
또, 중국인수보험(China Life)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독자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를 동남아 보험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데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CIRC)는 지난 2012년 7월 보험회사의 해외 투자지역을 기존의 홍콩에서 25개의 선진시장과 20개의 신흥시장까지 확대했기 때문.
중국 보험사들의 요구도 맞아 떨어졌다. 이들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투자수익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안방보험그룹과 복성그룹의 계열사들은 중국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이 매우 낮다. 안방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인수보험(0.1%), 안방재산보험(1.0%), 복성그룹 계열사인 복성푸르덴셜인수보험(0.0%), 영안재산보험(1.2%)의 시장점유율은 모두 2% 미만이다.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는 중국인수보험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어 해외진출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인수보험의 시장점유율은 2004년 46.9%에서 절반가까이 감소한 2014년 26.1%로 하락했다.
보험연구원은 “중국 보험사들이 해외 현지 보험회사 인수를 통해 얻은 자금을 해외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해외 보험회사(특히 유럽 보험회사의 인수)가 좋은 투자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진시장에서 보험회사 인수를 통해 얻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및 글로벌 네트워크에 힘입어 중국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한계도 지적됐다. 중국 보험사들이 인수한 회사들이 대부분 부실하다는 곳인 데다, 해외시장에서 현지 보험소비자를 상대로 영업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핵심.
연구원은 “중국 안방보험그룹 및 복성그룹이 해외시장에서 인수한 현지 보험회사들은 대다수가 경영 부실 이유로 매각됐다”며 “이 때문에 기존의 경영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상대한 노력과 경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족한 경험과 노하우 등의 문제로 사업 리스크가 증가할 수도 있다”며 “일례로, 중국 보험회사는 유럽 및 미국시장에서 경험이 없는 노사문제를 비롯한 경영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