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미래에셋생명이 2년 만에 '진심의 차이'의 후속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에는 사업비를 또 줄여서 고객에 돌려주는 환급금의 비율을 더욱 높였다. 이 상품을 통해 미래에셋생명은 '고객에게 진심만을 전한다'는 기업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은 다소 뜨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2년 전에 환급율을 대폭 높인 변액보험을 판매한다고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한술 더 뜬 상품을 내놨기 때문.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경계를 하는 보험사는 거의 없었다. 왜일까?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2일 기존 변액적립보험 '진심의 차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변액적립보험2(무)1508 진심의 차이'를 내놨다.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인데 이어 2년 만에 시장에 다시 선보인 것이다.
진심의 차이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뵀을 당시 계약 체결비용 등 사업비를 초반에 떼는 관행을 없애 금융당국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가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약하더라도 되돌려주는 금액이 많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진심의 차이2'는 계약관리비용과 추가 납입수수료까지 없애 환급률을 높여 다른 상품에 비해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6개월 후 해지 시 환급률이 97.7%로 변액보험 중에는 이례적이면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런데, 미래에셋생명이 그토록 밀고 있는 '진심의 차이'에 대한 업계 안팎의 평가는 어떨까? 업계는 이번에 사업비를 더 줄이고, 환급률을 높여 출시한 '진심의 차이2' 에 대해 '놀랍다'는 의견과 함께 '의아하다' 등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유를 들어보니 판매실적과 연관이 있었다. 통상 첫 상품을 출시하고, 두번째 상품을 낸다는 것은 시장의 반응이 좋아 회사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진심의 차이의 경우 상품 구조 상 회사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고, 설계사에게도 끌리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 번째 상품을 선보이자, "놀랍다",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진심의 차이'의 경우 실적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판매실적이 알려진 적이 없다. 회사 내부에서도 해당팀 외에는 실적 공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미래에셋생명이 '진심의 차이2'를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진짜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결론적으로는 이 상품이 회사의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진심의 차이를 앞세워 투자와 보장을 포함한 보험 포트폴리오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진심의 차이는 다른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인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는 것이다. 다른 회사의 변액상품에 비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있지만,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기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사업비를 대폭 줄여 이 상품 하나로는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보험은 여러 개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진심의 차이를 투자형 상품으로 넣고, 종신보험으로 보장을 추가해 판매하도록 설계사에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진심의차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설계사 분급체계'도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급체계란 상품 판매 후 판매수수료를 초기 1년에 한꺼번에 몰아주는 대신 7년에 걸쳐 나눠서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나눠 받는 수수료 체계로 상품을 팔수록 설계사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는 일이 된다"면서 "진심의차이와 함께 판매하는 보장성 상품의 판매수수료를 선지급형식으로 받으면 부족한 수입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에셋생명의 '진심의 차이2'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눈길이 많다. "진심의 차이(1)의 파급 효과가 미진하다보니 더 파격적으로 '버전 2'를 낸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진심의 차이는 환급률이 높아 소비자에겐 비교적 좋은 상품일지 모르지만, 설계사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말로 소비자와 설계사 모두에게 좋은 상품이었다면, 다른 회사들이 벌써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