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최근 유제품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를 과장 광고해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이 국내 사모펀드(PEF)에 매각됩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 외 2명이 보유한 보통주식 37만8938주 전부를 국내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원입니다.
이번 지분 매각 규모는 홍 전 회장 지분 51.8%를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 52.63%에 해당하는데요. 남양유업 총수 일가는 홍 전 회장의 아들 홍명식 상무의 지분 3208주(0.45%)만 남게 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남양유업의 잇따른 논란과 경영 악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2019년 외조카 황하나씨 마약 투약 ▲2020년 경쟁사 비방 댓글 조작 등 경영에 타격을 입히는 악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지난달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 등 여론의 질타를 맞은 게 컸습니다.
한앤코는 향후 경영 방향과 관련해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며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인데요.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한앤코는 설명했습니다.
한앤코는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웅진식품·SK해운 등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에서 25건의 기업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총자산 규모는 24조2천억원입니다. 계열사 매출은 13조3천억원, 고용인력은 약 3만명입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홍 전 회장은 이달 초 책임을 지고 18년 만에 회장직에서 사퇴했습니다. 홍 전 회장은 당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 경영권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17일에는 홍 전 회장의 모친과 장남 지송죽·홍진석 씨가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