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기자] 보험금 횡령혐의로 속병을 앓았던 삼성생명이 임직원들에 대한 전직지원을 나서기로 했다.
마침 삼성화재가 창업지원 신청을 받고 있는 데다 다른 보험사들도 이미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어 보험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부터 나흘간 사내 게시판에 창업 등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싶어하는 임직원을 상대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공지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이 전직 지원제를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생명 전속 보험대리점 창업이나 회사의 교육담당 전문강사, 텔레마케팅(TM) 컨설턴트로 등록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은 대졸 임직원 15년 이상, 초대졸·고졸 사무직 12년 이상 근속자에 한해서다. 퇴직자에게는 법정퇴직금 외에 별도의 전직지원금을 지원한다. 전직지원금은 신청자의 1년 연봉에 상당하는 금액에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라 일정액의 추가 지원금이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인사 적체를 해결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인원 감축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오는 25일까지 '창업지원 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창업지원 휴직제는 임직원이 창업과 동시에 자신이 정한 기간(1년이나 2년) 동안 휴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퇴직할 수 있고 여의치 않으면 회사로 복귀할 수도 있다.
삼성화재 노사가 협의해 작년부터 시행한 이 제도는 지난해 임직원 3명이 신청해 현재 휴직 중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임직원 중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겠다는 분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며 “인원감축의 목적이었다면 더 많은 인원들이 신청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생명도 지난 9월부터 약 한 달간 50여명의 직원들을 희망퇴직 시켰고, 한화손해보험도 11월 초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상대로 현재까지 임직원 70여명의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이와 관련 보험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설계사 감축에 이어 임직원 전직지원에 나선 것을 비롯해 다른 보험사들도 명퇴신청을 받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된다면 보험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조짐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