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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지금 우리 학교는’ 연대감으로 좀비 바이러스를 치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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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27, 2022, 09:02:34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오징어 게임’ 이후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 김남수)은 이른바 ‘K 좀비’ 물이다.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많이 망설였다.

 

사실 MZ세대처럼 청춘의 피가 흐를 때는 좀비물이나 호러물을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장르들이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해졌다. 한 때는 오락적 즐거움과 쾌감을 줬던 무섭고 잔인한 장면들이 어느순간부터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죽음이 난무하는 장면들이 죽음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그래서 어릴 적 할머니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잠자리 싸나운’ 장면들은 보기가 힘들어졌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첫 회부터 청소년 폭력, 왕따, 자살, 임대 아파트 분리 등 사회적으로 혐오스러운 소재들이 한꺼번에 나와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게다가 빠른 전개로 이어지는 좀비들의 물어뜯음과 난투극부터는 보기가 더욱 힘들었다.

 

더욱이 그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극 중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태도는 혐오스러움에 더하여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저녁 시간에 혼자 보기에는 잠자리가 너무 사나워질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는’을 한창 정주행 하다가 심리적으로 피곤해서 멈췄다. 결국 며칠에 걸쳐서야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상담실에서 아동·청소년들과 MZ세대들을 만나다 보면 대학입시를 위한 학습 경험이 개인의 성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확인할 수가 있다. 대부분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과도한 학습 경쟁으로 내몰리고 학습 성취 압박감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MZ세대들의 초·중·고까지 삶은 대학 입시와 연관된 학습 경험이 대부분일 정도이다.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는 타인에 대한 연민이나 협력은 필요 없고 1등을 위한 각자도생뿐이다. 이러한 과도한 학습 경쟁 분위기 속에서 타인은 좀비처럼 혐오스러운 경쟁자들이 될 뿐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왕따녀(오혜수 역)가 쳐다본 학교에 걸린 “참된 교육! 바른 인성의 요람!”이라는 문구는 현실 교육의 모순만을 짧지만 강하게 보여줄 뿐이다. 결국 학교는 좀비로 가득 차니까 말이다.

 

MZ세대들이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한 목적은 암묵적으로 좋은 대학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 20여 년이다. 그런데 좋은 대학이라고 하면 정말 뻔하지 않는가. 입시 성적으로 대략 상위 1%가 갈 수 있는 대학이다. 산술적으로 60만 명 정도가 대학입시를 치른다면 그중에서 6천여 명만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될 때까지 학습에서의 실패감과 좌절감이 주된 정서 경험이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기 혐오감을 넘어 타인 혐오감을 키우게 된다. 더욱이 실패감과 좌절감은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만들고 수치심을 키운다. 이러한 학습 경험과 부정적 감정들은 좀비 바이러스와 같아서 자기중심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에 집착하게 하여 충동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든다. 안타깝게도 점차 본인의 인간다움을 상실해버린다.

 

인간다움을 거창하게 정의할 필요가 없다.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엄마와 아이 사이의 관계가 타자 관계로 확장되는 것이 인간다움이다. 엄마와 아기 사이에는 친밀함과 보살핌을 매개로 하는 연대감이 있다. 연대감에는 연민(Compassion)과 공감(Empathy)이라는 속성이 있다. 연민과 공감은 인간다움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좀비는 타인의 고통을 연민하거나 공감하지 못한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간다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좀비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두려움에 대한 감각도 낯설다. 드라마에서 학생들이 마주한 현실을 보면 무섭고 두려운데 아이들은 영화 ‘부산행’ 이야기를 하면서 좀비라고 추측할 뿐이다. 이미 한창 좀비들의 무서운 모습을 보고 다른 친구들이 좀비가 되는 것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참 이상한데 심리상담사로서 낯설지가 않다. 왜냐하면 연민과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떨어지다 보면 감각이 둔해져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서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학교는’의 학생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

 

대한민국의 지금 우리 학교에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과도한 경쟁, 실패, 좌절, 수치심, 분노 등의 DNA를 가진 좀비 바이러스다. MZ세대들의 MZ(Mind Zone)에 좀비 바이러스가 잠재된 상태로 활성화되어 있다. 자신의 마음에 좀비처럼 무기력과 분노가 가득하다면 반드시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를 써야 한다.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의 반장(조이현 역)이 노력하는 것처럼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좌절된 욕구로 인한 충동에 사로잡혀 타인을 공격하여 물어뜯는 좀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 회에서 반장(조이현 역)이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하면서 말한다.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친구’라고 말이다. 결국, 타인과의 연대감이 가장 좋은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이다. 인간다움은 연대감이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으로 나타난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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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2024.03.28 10:39:42

부산 =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 “그냥 지역신문 이런 거 아닙니다”, “암튼 언론 걱정은 하지 마세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인터넷신문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에서 청탁성 기사로 의심되는 기사가 대거 게재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사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28일 인더뉴스가 입수한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에는 다소 과격해 보이는 대화내용이 이어집니다. 이 단톡방은 내달 입주가 예정돼 있는 부산 일광의 신축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타운하우스의 입주 예정자인 A씨는 거침 없는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는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민원을 넣어주세요. 알아야 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이라며 민원을 사주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라며 "언론 들어가면 그 때부터는 이판 사판"이라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언론공세를 퍼붓겠다는 계획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기장에서 싸움나면 우리 안 집니다."라며 "실수하면 우리가 질 수도(있는데)... 현장에 농성텐트를 칩시다"라며 입주 예정자들을 상대로 선동을 하는 듯한 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씨가 공언한 것이 실제로 현실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단톡방에서 시작된 때는 이달 초. 불과 10여일 뒤인 12일에 처음으로 <“입주가 코앞인데”...부산 기장 아파트 입주민, 시공하자에 ‘분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에는 단톡방에서 이야기된 대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이어 3일 뒤인 15일에는 또 다시 같은 매체에서 <“2년을 기다렸는데”...부산 기장 한 아파트, 입주의 꿈이 지옥 현실로>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입주예정자들이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이 기사에 담겼습니다. A씨가 단톡방에서 단언한 대로 ‘언론 플레이’는 계속됐습니다. 22일에는 <“안전한 환경 조성해달라” 부산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고, 급기야 27일에는 [단독]이라는 머릿글을 달아서 <한수원 직원이 1100억대 시행사 부사장?...겸직 신고 ‘유명무실’>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끝으로 이른 바 ‘융단 폭격’이 완성됐습니다. 이와 관련,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아야 할 집에 대한 이미지나 가치가 떨어질 게 뻔해 보이기 때문. 한 입주 예정자는 “일부 분양자들의 민원과 시위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원치 않는 내용들로 인해 저희 집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불안하다”며 “예정대로 입주를 희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가 쏟아내고 있는 기사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속 이런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입주할 마음이 있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시행사나, 시공사는 물론 이미 계약을 한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에게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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