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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작은 아씨들’ 가난을 뚫고 성장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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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8, 2022, 11:09:28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드라마를 찾아보다가 매우 익숙한 제목이 나오면 ‘이건 뭐지?’라는 호기심으로 볼 때가 있다. tvN에서 최근 방영하는 <작은 아씨들>(연출 김희원, 극본 정서경)이 그렇다. <작은 아씨들>하면 처음으로 생각나는 것이 어릴 적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등 네 자매의 삶을 그린 책이다. 뛰어놀기 바빴던 내 손에 들려본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자 아이들 손에 들려있는 것은 종종 봤기 때문에 제목이 친숙한 책이다.

 

지금처럼 만화 영상물이 많지 않았던 시기에는 아이들이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모든 만화를 기다려서 봤다. 그래서 나도 여자 아이들이 좋아했던 <작은 아씨들>을 보기 위해서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내 기억 속 가장 인상적인 만화는 <미래소년 코난>이지만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만은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소설 <작은 아씨들>은 고전이다. 그래서 책 제목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 알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유명한 책 제목을 드라마 제목으로 쓴다는 것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드라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기획의도를 봤다.

 

"젊은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길 원할까? 사랑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고, 모험도 아니고... 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중략) [작은 아씨들]은 소녀들에겐 영혼의 책이다. 소녀들은 누구나 자신이 네 자매 중 누구인지 생각하며 성장한다. 책 속의 자매들은 끊임없이 돈과 가난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략) 가난을 어떻게 뚫고 어떻게 성장해 나갈까?"

 

드라마 <작은 아씨들>기획의도를 보고 나서야 시작 장면이 왜 그렇게 나에게 상징적으로 다가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드라마는 세 자매가 사는 집 안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 집 안을 보면 부유한 가정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단어 ‘아씨들’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와 다른 하녀들의 집과 같다. 유튜브를 보면서 적은 돈으로도 다이(DIY)하면서 집을 꾸미는 MZ세대가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은 절대 아니다. 그러한 집에서 요즘 자매들이 과거 진짜 가난했던 삶과 현재 조금 덜 가난한 자신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작은 아씨들의 막내 오인혜(박지후 분)의 생일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기다리면서 첫째 오인주(김고은 분)와 둘째 오인경(남지현 분)이 대화한다. 오인주가 “그 때 확실히 알았어. 우린 TV에 나오는 사람들하고는 다르게 살고 있구나. 남들하고 같은 걸 원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동생 오인경은 "너무 다행이지 이제 우리 남들만큼은 사니까"라며 뿌듯한 듯이 말하고, 오인주가 "동생 생일에 케이크 해줄 만큼은 사니까"라고 말하면서 두 자매는 행복하게 웃는다. 그러한 대화가 오고 가는 중에 카메라의 시선은 막내 오인혜가 교복을 입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인혜는 예고를 홀로 준비해서 입학하고 장학금을 받고 있다. 한국의 현실 세계에서는 매우 희박한 경우이다.

 

오인혜(박지후 분)는 여러 동네를 거쳐서 가난을 상징하는 달동네에 오르는 듯이 긴 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간다. 오인혜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지만 집에 대한 별다른 기대가 없는 것처럼 무표정하다. 오인혜가 집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도 계단을 다시 한참 올라간다. 세 자매가 사는 집은 건물 옥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옥탑방 집이 작은 아씨들의 집이다. 어떤 MZ세대라면 옥상을 낭만적으로 꾸며서 밝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작은 아씨들의 집은 배경으로 잡히는 높은 빌딩의 위상에 눌려서 더욱 허름하고 초라해 보인다.

 

상담실에서 MZ세대들을 만나다 보면 작은 아씨들처럼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곳을 향해서 올라가다가 무력해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 MZ세대들은 어릴 적부터 대학입시의 성공과 취업의 성공을 통해 더욱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마주한 현실은 상대적으로 작은 아씨들이 사는 집처럼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많은 MZ세대들이 옥탑방 작은 아씨들의 집 너머로 보이는 빌딩을 바라보면서 스펙을 쌓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올라가서 달동네 옥탑방 집으로 들어갈 때 오인혜(박지훈 분)가 느낄법한 패배감과 열등감은 매우 고통스러운 감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의 고통을 잊으려고 술을 마신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마음이 어느 순간 술을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알코올 중독 상태에 이른다.

 

오인경(남지현 분)은 가난했지만 기자라는 직업적 성취를 충분히 이루었다. 그런데 알코올 중독이다. 선배 기자 장마리(공민정 분)는 후배인 오인경에게 “가난하게 컸어, 하도 잘 참아서 그런가‘라고 말한다. 가난하게 컸다고 잘 참는 것은 아닌데 왠지 설득력이 있다. 가난했던 오인경이 기자라는 직업적 성취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의 고통을 참아야 했는지를 상상하면 그렇다. 게다가 오인혜(박지훈 분)가 돈이 없어서 포기한 유럽 수학 여행비를 가지고 도망치는 미성숙하고 자기중심적인 엄마라면 세 자매의 힘든 마음을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오인경(남지현 분)이 자신의 고통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대처했을까. 아마도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성취 목표에 몰두했을 것이다. 그 덕분에 오인경은 기자라는 성취를 이루었고 남들에게 보이는 페르소나인 몸-집을 잘 지었다. 그러나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마음-집을 잘 짓지 못하여 알코올 중독이라는 대가를 치른다. 외적인 성공이 내적인 실패가 되는 아이러니한 삶이다. 그러니 몸-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마음-집을 잘 짓는 것이다.

 

현재 MZ세대가 경험하는 현실이 옥탑방 집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옥탑방 집과 같은 환경을 유럽의 뒷골목 작은 카페처럼 낭만적으로 꾸며봐라. 다이(DIY)에 익숙한 세대이니 적은 돈과 적은 노동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니 자신의 느낌에 따라 다이(DIE)하려고 하지 말고 눈에 보이는 주변 환경부터 다이(DIY) 해 봐라. 그리고 카페처럼 꾸민 옥탑방 집에서 야경을 보면서 술보다는 카모마일 한 잔으로 마음의 안정을 취해보자. 그렇게 현재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하면 미래의 삶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진정 원하는 미래의 삶이 있다면 현재 마음-집을 점검하고 잘 짓자.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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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SK하이닉스, 6세대 HBM 개발 위해 TSMC와 협력

SK하이닉스, 6세대 HBM 개발 위해 TSMC와 협력

2024.04.19 10:02:01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SK하이닉스[000660]가 차세대 HBM 생산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TSMC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양사는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6세대 HBM) 개발을 위해 최근 대만 타이페이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인 당사는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힘을 합쳐 또 한번의 HBM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며 "고객-파운드리-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사는 우선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의 성능 개선에 나섭니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Core Die)를 쌓아 올린 뒤 이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들어집니다. 베이스 다이는 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다이를 생산하는 데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HBM을 생산한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기술 결합을 최적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HBM 관련 고객사 요청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CoWoS'는 TSMC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고유의 공정으로 특수 기판 인터포저(Interposer) 위에 로직 칩인 GPU/xPU와 HBM을 올려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입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Infra담당)은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의 개방형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당사는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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