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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정진영의 안주잡썰] ‘곱창과 막창’ 어른의 맛과 선배의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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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5, 2022, 08:09:48

 

 

정진영 소설가ㅣ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몸에 좋다는 음식은 맛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빈말로라도 ‘건강식’ 소리를 못 듣는 술에는 몸에 좋다는 음식보다 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이 안주로 훨씬 잘 어울리니 환장할 노릇이다. 폭탄에 폭탄을 더해 몸속으로 쏟아붓는 꼴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그 순간만큼은 즐겁다고 자폭을 마다하지 않는 게 술꾼 아닌가. 술꾼은 역시 못 말릴 종족이다.

 

수많은 폭탄 같은 안주 중에서 가장 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안주는 무엇일까.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음식은 대체로 맵거나 짜고 달거나 기름지다. 그중에서도 기름진 음식이 안주로 최고이고 건강에는 최악이다. 기름진 음식에 풍부한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면서 동시에 더 많은 술을 부르기 때문이다. 이런 안주는 대부분 육류인데, 그중에서도 곱창과 막창 등 내장 부위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폭탄 중의 폭탄이다.

 

맛있는 안주는 보통 맛있는 반찬이기도 하다. 술집에서 가장 환영받는 안주인 육류가 밥상에서도 가장 환영받는 반찬인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내장은 분명히 육류인데도 조금 독특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내장이 밥상에 반찬으로 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내장은 주로 집 밖에서, 그중에서도 술집에서 주로 안주로 소비된다. 내 말이 의심스럽다면, 언제 내장을 처음 먹었는지 기억을 재생해보시라. 성인이 되기 전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다. 내장은 술을 좋아하는 ‘어른의 맛’이다.

 

내장으로 만든 안주의 대표 주자는 역시 곱창이 아닐까. 씹는 맛이 즐거운 쫄깃한 곱창과 입안에서 크림처럼 퍼지는 고소한 곱의 환상적인 조화. 그 맛을 아는 술꾼에게 곱창이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는 반사신경처럼 소주를 부르게 하는 주문이다. 잘 익은 곱창을 가위로 자를 때, 술꾼들은 마치 복권 당첨 방송을 지켜보듯 긴장한다. 곱창 안에 하얀 곱이 얼마나 들어차 있느냐가 그날 술자리의 분위기를 좌우하니 말이다.

 

불판에 흘러넘칠 정도로 곱이 꽉 차 있다면 감탄사가 터져 나오고, 곱의 흔적이 희미하다면 탄식이 새 나온다. 곱창이 신선할수록 곱의 밀도가 높아지므로, 자리 회전율이 좋은 맛집에서 먹어야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대신 가격대는 가파르게 올라간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서 눈치 보지 않고 배부르게 곱창을 안주로 먹을 수 있다는 건, 지갑이 꽤 넉넉하다는 증거다. 주변에 그런 술꾼이 있다면 친해지는 게 좋다.

 

곱창은 구워 먹어야 제맛이라는 고집을 피우지 않는다면, 그보다 저렴한 전골도 안주로 훌륭한 대안이다. 적은 양의 곱창으로도 매력적인 맛을 낼 수 있는 안주이니까. 곱창전골에서도 핵심은 곱이다. 곱창에서 빠져나와 육수에 골고루 퍼져 익은 곱은 평범한 육수를 비범하게 바꿔준다. 육수에 오래 끓여 부드러워진 곱창 역시 소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다. 소주 안주로 우열을 따지면 구운 곱창과 곱창전골은 막상막하라는 게 내 의견이다. 소주에는 국물이 치트키이니 말이다. 곱창전골은 곱창을 구워 먹지 못해 대용으로 먹는 가난한 안주가 아니다. 다른 차원에 있는 새로운 맛이다.

 

곱창이 나왔는데 막창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막창은 곱창보다 더한 폭탄이다. 막창은 과장을 보태자면 포화지방 그 자체다. 몸에 그리 좋지 않은 음식이란 건 구울 때 줄줄 흘러나오는 기름만 봐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기름이 소주를 부르는 요물이다. 잘 구운 막창을 씹을 때 과즙처럼 입안에서 터지는 기름의 고소한 맛. 곱창이 담백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맛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 몇 점만 맛있고, 더 젓가락을 들이대기가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이때 구원투수 역할을 해주는 게 양념이다.

 

내 외가는 막창으로 유명한 대구에 있고, 외삼촌이 한때 막창집을 운영했었다. 그 덕분에 나는 남들보다 꽤 많은 막창을 술안주로 먹었다. 대구에서 막창집의 생명은 막장이라고 불리는 양념이다. 막창의 질이 상향 평준화돼 있다 보니 승부는 막장에서 갈린다. 막장 제조 방법은 어느 맛집이든 극비 사항인데 공통점은 있다. 잘게 썬 쪽파와 청양고추를 섞은 된장. 이를 기본으로 저마다 조금씩 다른 재료와 비율을 사용한다. 막장은 막창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특유의 누린내까지 지워주는 특효약이다. 꽤 많은 막창집이 손님에게 콩가루를 함께 내준다. 이 콩가루가 또 기가 막히다. 막창에 고소한 맛을 더해주면서 느끼한 맛을 덮어주니 말이다.

 

돌이켜보니 과거에는 곱창과 막창이 주로 선배에게 얻어먹는 안주였고, 요즘에는 후배에게 사주는 안주가 됐다. 문득 곱창과 막창을 얻어먹는 사람에서 사주는 사람으로 넘어가는 시점이 기성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견이 갈리겠지만, 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선배와 후배가 다른 자리보다 편하게 어울려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자리가 술자리라고 생각한다.

 

술자리에서 선배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지갑을 여는 선배, 다른 하나는 지갑을 열지 않고 말만 많이 하는 선배. 나는 전자를 통해 몰랐던 맛을 배우며 술자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후자를 통해 술자리에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깨달았다. 멋있는 선배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멋을 숨길 수 없었다. 멋은 여유와 품격에서 나온다는 걸 이젠 조금 알겠다.

 

나는 후배에게 어떤 선배였을까. 솔직히 전자에 속한 선배는 아니었다. 불안한 내 위치를 포장해 보여주려고 술의 힘을 빌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고, 아직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멋있는 선배는 되지 못할지라도, 후배가 연락할 때 곱창과 막창을 실컷 먹으라고 부담 없이 사주며 고민을 들어주는 선배 정도는 되고 싶다. 이 잡설을 끼적이며 지난 술자리를 추억하는 동안에 한 작은 다짐이다.

 

■정진영 필자

 

소설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장편소설 '도화촌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침묵주의보', '젠가', '다시, 밸런타인데이',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를 썼다. '침묵주의보'는 JTBC 드라마 '허쉬'로 만들어졌으며, '젠가'도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앨범 '오래된 소품'을 냈다.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공저)이 있다. 백호임제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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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경쟁률 3.69대 1 ‘둔촌주공’ 서울 재건축 영향은?

경쟁률 3.69대 1 ‘둔촌주공’ 서울 재건축 영향은?

2022.12.07 13:04:39

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흥행까지 가는데는 실패했지만 시장 침체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방했다." 올해 '분양시장 바로미터'로 꼽힌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1순위 일반청약서 평균 3.69대 1을 기록하며 청약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청약 불패'로 일컬어지던 서울 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로 공급된데다, 견본주택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일부 업계에서는 '10만명'의 청약 인원을 예상한 만큼 기대감이 컸지만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청약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이른바 단군이래 재건축 최대단지였던 둔촌주공의 청약 경쟁률이 기대에 못미침에 따라 향후 서울의 아파트 재건축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건설사들의 속셈도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일 올림픽파크 포레온 1순위 일반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의 청약 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3.6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는 총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의 통장이 접수돼 평균 3.2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1순위 일반청약에서는 가장 작은 타입인 29㎡A(14평형)의 경쟁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5가구 모집에 64명이 접수하며 1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29㎡A를 제외한 모든 전용 타입은 한 자리수대 경쟁률에 그쳤습니다. 분양가 9억~10억대로 중도금 대출 마지노선으로 주목받았던 59㎡(총 5개 타입, 26평형)의 경우 총 1488가구 모집에 7362명이 접수하며 4.94대 1의 경쟁률에 그쳤습니다. 타입 가운데서는 D타입이 8.81대 1(54가구 모집에 476명 접수)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경쟁률을 올렸습니다. 84㎡(총 8개 타입, 34평형)은 총 1237가구 모집에 5005명의 청약 통장이 접수되며 4.0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판상형으로 공급된 A타입이 9.42대 1(209가구 모집에 1968명 접수)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으며, '주방뷰' 논란이 일었던 E타입의 경우 2.69대 1(563가구 모집에 1512명 접수)로 전용 평균 경쟁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 소형 면적인 29㎡A, 39㎡A(18평형), 49㎡A(23평형) 3개 타입을 대상으로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는 총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이 접수하며 평균 3.2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29㎡A 생애최초 전형이 80대 1(1가구 모집에 80명 접수)로 전형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통장이 많이 몰린 전형은 49㎡A 생애최초(1870명 접수, 94가구 모집)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형서는 배정가구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39㎡A 신혼부부 전형은 301가구, 노부모 부양 전형은 34가구를 배정가구로 접수에 나섰으나 각각 90명, 5명이 접수하는데 그쳤습니다. 49㎡A 다자녀가구 전형의 경우 62가구 모집에 45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되며 미달됐습니다. 부동산 업계는 흥행까지 가는데는 실패했다고 보면서도 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 '완판'이 이뤄지며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 보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까지 서울이 평균적으로 20대 1 정도 나왔기 때문에 흥행 측면에 있어서는 실패했다고 봐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완판이 됐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함 랩장은 "특히 59㎡의 경우 중도금 대출은 가능했으나 특별공급 물량으로 나오지 않은데다, 분상제 적용, 규제 지역 공급 단지에 따른 주담대 제한 등의 어려움으로 생각보다 몰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예년 같으면 수십대 일 정도 청약 경쟁률이 나왔겠지만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만 따져봐도 3개월 연속 900건 이하일 정도로 아파트 시장 침체가 큰 상황인데 1순위 해당지역에서 이정도 청약 결과를 낸 것은 선방이라고 본다"며 "1순위에서 계약 포기자가 발생하더라도 5배수 내 예비당첨자 내에서 청약을 시도하는 수요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임 팀장은 "침체 심화로 둔촌주공이 만약에 청약 미달이 났다고 가정했을 경우 추후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입장도 크게 우려됐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선방한 결과치를 냄에 따라 건설사들이 수요가 집중될 만한 일명 'A급 사업지'의 경우 용기내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약간이나마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둔촌주공아파트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동, 전용면적 29~167㎡,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단지입니다. 총 공급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4786가구이며, 전용면적은 29~84㎡입니다. 잔여 청약일정은 이날 1순위 기타지역, 8일 2순위 접수 순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후 12월 15일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이며 정당 계약은 내년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합니다. 입주 예정시기는 오는 2025년 1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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