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민기 기자] 최근 유병자 보험이 활성화되면서 ‘표준하체(정상인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상품들이 개발·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요율산출과 개발상의 어려움 등으로 보험사들은 표준하체 연금보험 출시에 소극적이다.
소비자 권익향상과 보험사들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 관련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단, 장수리스크와 표준하체의 범위 설정으로 인한 리스크를 고려해 연금사망률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22일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위원·이선주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표준하체 연금보험 도입 필요성’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주요 만성질병 유병률은 남녀 모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상승하고 있다. 유병자의 생존기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표준하체 연금보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유병자가 일반적인 연금상품에 가입할 경우, 자신의 건강상태보다 양호한 사람들의 사망률을 적용받아 불리한 연금액을 수령하게 되므로 연금가입을 기피할 수 있다는 게 연구(위)원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개인연금보험 가입률은 40대 29.6%, 50대 25.0%, 60대 12.2%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가입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연금가입 활성화를 위해 표준하체 연금보험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표준하체 연금상품 개발은 새로운 시장의 개척으로 소비자와 보험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요율 산출과 상품 개발의 어려움과 요율 변동성이 매우 높아 보험회사들이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
일례로, 한 가지 질병에 의한 표준하체로 한정할 경우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발생한다. 또, 두 가지 이상 질병에 의한 표준하체로 정할 경우 정확한 사망률 산출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연구(위)원들은 의료기술 발달에 의한 수명연장은 유병자에게 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유병자의 장수리스크는 정상체의 장수리스크보다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93년부터 2013년까지 20년 동안 갑상선암을 제외한 암의 상대생존율의 경우 남성은 31.9%에서 58.2%, 여성은 51.7%에서 67.3%로 증가해 유병자의 수명연장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연구원들은 “기존 연금상품에 불만이 있던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고 회사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다”며 “다만, 장수리스크 등의 리스크를 고려해 연금사망률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표준하체의 정의에 맞는 경험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연금사망률 산출과 새로운 언더라이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고령화 시대 대비를 위한 표준하체 연금상품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보수적인 상품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