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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M&A, 주담대·지분 환매 등 과도한 차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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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15, 2022, 06:12:00

대양금속, 인수 직후 피인수사 대상 CB 발행
정체 불투명 다수 투자조합 연루..주가는 연일 롤러코스터

 

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52년 업력의 골판지 제조업체 영풍제지가 무자본 인수합병(M&A) 파고에 휩싸였다. 영풍제지 주가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새로운 최대주주 대양금속은 사실상 무자본으로 영풍제지를 삼켰다. 각종 투자조합과 법인 등으로부터 차입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한 초단기 대출을 포함, 여러 단기 차입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지분 인수와 동시에 대출로 인해 대부분 주식이 담보로 잡혔다.

 

이어 인수 직후에는 상당 지분을 되팔아 300억원을 충당했고, 인수한 영풍제지를 상대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현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양금속이 실질적으로 투입한 자금은 없는 셈이다. 영풍제지 인수 전 발행한 대양금속 CB는 빠르게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실체와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특정 투자조합이 영풍제지 지분 13%를 확보하게 되면서 영풍제지의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투기세력들이 설계해 놓은 판에 개미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 경우 적잖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빚 잔치로 이룬 1300억원 규모 딜..“무자본 M&A 전형”

 

14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가 170억원 규모의 대양금속 CB를 전날(13일) 취득했다. 지난달 대양금속이 영풍제지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후 한달여 만에 피인수회사의 현금이 인수회사로 이동한 것.

 

대양금속은 지난달 그로쓰제1호투자목적으로부터 영풍제지 주식 1122만 1730주를 약 1300억원에 양수했다. 총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며 영풍제지의 최대주주에 등극한 것이다.

 

다만 대양금속은 최초 인수를 시도한 지난 6월 기준 현금성 자산이 145억원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양금속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자금을 조달해 인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대양금속은 결국 인수 자금 중 3분의 2 가량을 차입해 조달했다고 밝혔다. 1300억원 중 약 860억원을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디와이골드제일차, 엘제이에이치투자1호조합(이하 엘제이에이치), 대구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했다.

 

그러면서 대양금속은 자기자금 44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이마저도 모두 외부에 의존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풍제지 인수 자금 마련 목적으로 CB 발행을 통해 150억원을 조달했을 뿐 아니라, 인수 직후 지분 일부를 되팔아 현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대양금속은 엘제이에이치에 영풍제지 주식 295만주를 약 306억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피인수 업체인 영풍제지를 상대로 CB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엘제이에이치와의 지분 계약에서는 차입한 100억원을 상계하고 남은 20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영풍제지로부터 받은 170억원을 더하면 인수 전후로 대양금속이 끌어온 현금만 총 520억원에 달하게 된다.

 

 

결국 13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M&A 과정에서 인수자 측이 실질적으로 투자한 자기자금은 없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형적인 무자본 M&A의 위험성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자본 M&A의 전형적인 형태”라며 “영풍제지 지분을 인수하는데 영풍제지의 현금이 동원됐다고 볼 수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주소지에 비상구 표시만..정체 불투명 조합발 물량 폭탄?

 

최근 한달여 사이 영풍제지 주가는 이유없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지난 10월 하순 7000원 전후를 오가던 주가가 수직상승해 1만8000원까지 솟구친 것. 이후 주가는 돌연 급락세로 전환해 일주일 만에 고점 대비 30% 가량 빠진 상태다. 대양금속이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투자조합에 영풍제지 주식 295만주를 팔기로 하면서 대규모 물량 출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해당 계약에 대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엘제이에이치가 대양금속으로부터 영풍제지 주식 295만주를 주당 1만 400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이는 306억원 규모이고 지난달 23일 계약금 30억원이 지급됐다. 이달 8일 중도금 납입을 거쳐 2주 이내에 잔금을 지급하고 주식을 양도받는 조건이다. 공교롭게도 꾸준히 오르던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 8일에 고점을 찍은 뒤 쏟아지는 대량 매물에 밀려 급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투자조합의 성격상 엘제이에이치는 대양금속으로부터 인수한 주식에 대해 단기 시세차익을 실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영풍제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인수 직후 전량을 매도한다면 엘제이에이치는 단기간 상당한 시세차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주가는 대량 매물의 부담을 갖게 된다.

 

엘제이에이치는 시장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투자조합이다. 자본금 100억원에 이창용, 우진바이오, 힉스조합, 이상영이 조합원으로 있고 최다출자자는 우진바이오다. 하지만 우진바이오는 올해 9월 자본금 5000만원에 신설한 법인인데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주소지 방문 결과 우진바이오라는 법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과거 제이제이에셋이라는 유한회사가 자리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신설법인이 최다출자자이고 투자조합의 형태를 띠고 있다 보니 엘제이에이치는 장내에서 시세차익 실현이 용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인수 초기부터 구조가 짜여져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투자조합이 보유한 물량이 전부 출하된다면 영풍제지 주가에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도 아닌 구주이기 때문에 주식 인수 후 즉시 매도가 가능하다”며 “사전에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 출하에 따른 폭락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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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남 기자 Earma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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