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윤석열 정부가 규제지역 폐지, 청약 완화, 분양가상한제 해제 등의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나섰지만 정작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은 계속 늦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가속되고 있습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삼성물산이 동대문구 이문1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를 비롯해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GS건설의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송파구 잠실진주를 재건축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 등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 대단지들이 분양이 올해로 미뤄졌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 강동구 '천호더샵 센트럴시티(총 670가구)'는 올해 7월로 분양 예정시기가 변경됐습니다. 올해 서울 첫 분양 단지로 꼽히며 이달 분양에 나설 예정인 영등포구 양평12구역 재개발 단지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707가구)'는 이달 절반이 지난 현재 시기까지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경기도도 지난해 1만가구 이상 공급이 예정돼 있던 광명시(자이 더샵 포레나 3585가구, 베르몬트로 광명 3344가구, 광명5R구역 2878가구, 광명4구역 1957가구)를 비롯해 의왕시 인덕원 퍼스비엘(2180가구) 등의 주요 단지 분양이 올해로 연기된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분양 예정이었던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총 832가구)'도 올해로 분양시기가 미뤄졌습니다.
직방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최근 3개월 동안 분양 예정에 있던 아파트 총 가구규모는 9만6556가구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6만1194가구를 공급하는 데 그치며 평균 63%의 공급실적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올해 1월의 경우 예정물량 7275가구 중 1569가구 만이 분양을 진행해 공급실적률이 22%에 머물렀습니다.
건설업계는 분양 연기에 대해 우선적으로 '가라앉은 청약 열기'를 꼽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 A씨는 "이른바 정비사업 알짜 사업장의 청약 경쟁률이 낮을 경우 그 후폭풍이 꽤 크다"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청약 열기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분양 일정을 잡으려는 경향성이 클 수 밖에 없다" 고 밝혔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직방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4.3대 1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7개월 연속 한 자리수 대 경쟁률에 그쳤습니다.
가라앉은 청약 열기와 함께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건설사들이 초기 계획잡았던 분양 일정에 돌입하지 못하는 주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누적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입니다. 국토부가 미분양 위험선으로 제시한 6만2000가구보다 6000여가구를 초과하는 동시에 7만가구에 육박하는 숫자입니다.
결국 일부 수도권 단지에서는 본 청약서 미분양이 나며 반복적으로 '줍줍(무순위 청약)'에 들어갔으나 이마저도 실패하며 결국 정부 기관이 공공임대주택용으로 매입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주변 시세보다 약 30%가량 높게 책정된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미계약이 지속됐습니다. 이후 해당 단지는 LH가 전용 19~24㎡의 소형 면적 36가구를 공공임대용으로 매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 B씨는 "자잿값과 인건비 등의 상승에 따라 분양가도 이에 맞춰 책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침체된 시장 분위기로 분양가를 만약 높게 책정할 경우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어 진퇴양난이다"며 "분양가가 청약 시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별개로 분양가 선정 눈치보기로 분양 지연 단지들이 계속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