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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이차전지 신사업 하겠다”는 한계기업…뒷단에 도사리는 대규모 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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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y 31, 2023, 06:05:00

앞다퉈 이차전지주로 화려한 변신..재무 부실에도 주가 '요동'
고점 부근서 대규모 CB발 물량 폭탄..투자자 피해 우려
수혜는 정체 불투명한 투자조합이나 익명 개인에게로

 

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시세가 불을 뿜어내자 앞다퉈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코스닥 한계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본업과의 연관성이 떨어질 뿐더러 사업 추진을 위한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해소해야 할 대규모 전환사채(CB)를 품고 있는 곳이 많아 반짝 주가 상승 뒤 쏟아지는 매물에 밀려 순식간에 급락세로 돌아서는 상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CB폭탄 품은 한계기업들 “어서 이차전지 옷 입자”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여 사이 이차전지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코스닥 상장사는 50곳을 넘어선다. 이 중 상당수는 본업에서 적자를 이어가며 재무 상태가 부실한 기업이다.

 

이들의 주가는 이차전지 신사업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큰 폭으로 출렁임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사업 진출에 이어 대규모 CB 전환이 이뤄지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신사업 기대로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하면 이후 CB 전환으로 인한 물량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골이식재 및 건설기계설비 업체인 셀루메드는 지난달 중국 비야디와 이차전지 배터리팩 개발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요동쳤다. 관련 제품의 개발 및 글로벌 독점 판매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그러나 주가는 반짝 상승 뒤 쏟아지는 매물에 밀려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5000원 초중반을 오가던 셀루메드 주가는 7300원까지 반짝 치솟은 뒤 돌연 급락세로 전환해 현재는 4000원대로 추락한 상태다.

 

셀루메드는 그간 환경플랜트, 바이오, 수소 사업 등 각종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성과는 미진한 상태다. 지난해 27억원의 영업손실과 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만 5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며 손실폭이 커졌다.

 

이 회사는 1분기 말 기준 40억원의 미상환 CB를 품고 있고 이달 들어 빠르게 주식으로 전환, 상장되고 있다. 동시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상대로 50억원의 CB를 추가로 발행했다.

 

철강재 업체 제이스코홀딩스는 필리핀에서 배터리 소재인 니켈 광산을 확보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달 초 2000원대였던 주가가 며칠새 5450원까지 치솟은 뒤 다시 2000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이 업체는 과거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와 관련 '보물선 수혜주'라 불리며 주가가 요동친 바 있다.

 

1분기말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미상환 CB는 406억원에 달한다. 주가가 한 차례 슈팅이 나오자 이달 들어 빠르게 전환청구와 추가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다음달 15일부터는 2회차 CB(100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가 가능해진다. 전환가능 주식수는 442만여주다.

 

 

투자조합·익명 개인에게 돌아가는 수혜

 

컴퓨터 주변기기 판매업체인 율호는 주총에서 배터리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 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본업 부진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영업적자도 15억원을 기록했지만 신사업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율호 역시 1분기말 기준 150억원의 미상환 CB를 품고 있다. 주당 전환가가 1000원대에 불과해 현재 주가 대비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다. 주가가 오르자 발빠르게 전환청구와 추가상장이 시도되는 모습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케이피에스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를 인수하며 신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 뒤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업 부진으로 4년째 적자에 손실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오른 상태다. 이 회사 역‎시 340억원 규모의 대규모 CB를 떠안고 있다.

 

이들이 발행한 CB는 대체로 소유주가 불투명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거액의 규모임에도 투자자가 특정 법인 또는 투자사가 아니라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개인이거나 투자조합인 경우가 많다.

 

가령 율호는 최근 엘앤피조합이란 곳을 상대로 200억원의 CB를 발행키로 했고, 셀루메드의 24회차 CB는 하이밸류생명과학 제1호투자조합에게 발행됐다. 케이피에스는 지난 2월 스마트대한민국창업초기조합T 등을 상대로 기발행 CB를 재매각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이달 들어 수차례 재매각한 CB의 거래 상대에 대해 이00, 김00 외 4명, 남00와 같은 형식으로만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업 부진과 CB 부담의 상황에서 핫한 신사업을 선언하다보니 단기 주가 띄우기와 CB 털기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사업의 실체와 경과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금융감독원은 소위 '무늬만 이차전지주'를 근절하겠다며 조사 강화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인기 신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고도 추진 경과를 보고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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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기자 stock@inthenews.co.kr


[인더뉴스 창간기획] ‘싱글슈머(single+consumer) 시대’ 기업의 전략은?

[인더뉴스 창간기획] ‘싱글슈머(single+consumer) 시대’ 기업의 전략은?

2023.09.22 08:32:42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아 인더뉴스는 21세기 한국 사회 구조의 가장 큰 변화인 1인 가구 대두에 주목, 기획특집 '싱글슈머(single+consumer) 시대'를 연재합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수는 전체 가구 중 41%인 972만 가구에 달합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구 형태보다 혼자 사는 가구가 대한민국 인구구조의 중추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비단 한국 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북미와 서구 선진국을 비롯, 동남아 신흥국까지 전개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의 상황에서 기획특집 ‘싱글슈머 시대’는 산업의 최전방에 서 있는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1인 가구의 부상에 따른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에 대응하고 신제품을 개발, 마케팅을 하는지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1인 가구가 다수가 되는 인구구조의 격변 안에서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치열하게 치열한 전략과 그에 따른 성과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인더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특집 ‘싱글슈머 시대’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대세, 1인 가구…전체 가구 중 41% 차지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주민등록 가구수는 2370만5814가구로 전년도의 2347만2895가구보다 23만여 가구가 증가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출생률 저하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가구수가 늘어난 이유를 1~2인 가구의 증가로 꼽았습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말 64.2%에서 지난해 65.2%로 0.1%포인트 올라 10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1인 가구의 비중이 2인 가구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972만4256가구로 전체 가구의 41.0%를 차지, 대한민국의 다섯 가구 중 두 가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대부분 부모와 자식 관계로 이뤄지는 3인 이상 가구의 비중은 2021년 말 35.7%에서 지난해 연말에는 34.7%로 감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몇 해 안에 1인 가구 수가 1000만을 돌파, 서울의 인구수보다 많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유럽의 독일과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는 이미 1인 가구의 비중이 40%를 넘어섰습니다. 또한 영국과 스웨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1인 가구의 비중이 30% 후반에 달했습니다. 일본과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른 선진국 역시 1인 가구의 비중이 30% 초반에서 20% 후반을 넘어서며 1인 가구의 세계적 흐름은 각국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런 1인 가구의 등장은 21세기 전환과 함께 미리 예상한 변화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성을 지닌 2~30대 싱글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 소비 트렌드를 좌우하고 있다"는 내용의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개념이 제시되었고 이는 실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다보스포럼에서 '솔로 이코노미'가 부각되면서 1인 가구의 전반적인 확산은 결국 금융과 주택을 비롯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목소리들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출생률과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1인 가구의 증가를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1인 가구 증가의 속도가 지금처럼 빠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2013년 통계청의 향후 인구 전망치에 따르면 2020년에 1인 가구 비중이 4인 가구를 앞지르고 2030년에는 32.7%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2023년 현재 이미 1인 가구의 비중이 41%에 달하고 있고 1인 가구로의 변화는 이제 불가역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기업들의 대응은? 10년 전, 통계청에서 향후 15년 안에 1인 가구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가구가 될 것이라는 예상치가 발표되자 당시 삼성경제연구소는 "1인 가구는 단순히 구성원의 수가 적은 것이 아니라, 소비패턴 등 여러 측면에서 기존의 2인 이상 가구와는 다른 새로운 소비주체이기 때문에 1인 가구 증가가 경제에 미칠 영향력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적했습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는 전 산업분야에서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에 주목, 1인 가구의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 전략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삼성경제연구소가 특히 눈여겨 본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으나 소비성향은 낮은 40~50대 1인 가구"였습니다. 1인 가구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40~50대 남성 1인 가구는 양호한 소득 흐름에도 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아 기업들이 이를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0~50대 1인 가구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고급형 상품을 개발하고, 동시에 노후 준비를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 상품도 고안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2015년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식품시장 영향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 증가로 식품시장에서는 소분 소분량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조리식품 등 간편식 수요 확대 등의 경향이 나타난다"며 "유통부문에서도 편의점과 인터넷 슈퍼마켓 수요 확대와 배달 및 테이크 아웃이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현재,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들은 1인 가구로 재편 된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서 이전의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들을 재편하거나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1인 가구 '싱글슈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공식쇼핑몰인 삼성닷컴에서 고객들이 TV 제품을 선택할 때 '독립한 1인 가구'을 조건으로 1인 가구에 맞는 적당한 제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 베뉴를 마케팅하면서 '혼라이프를 즐기다'는 카피를 강조했습니다. 혼라이프란 '혼자+life'를 합성한 말로 아예 가족과 관계 없이 혼자 차를 타고 다니는 싱글족을 겨냥해 베뉴의 상품 및 마케팅 포인트를 잡은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은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1인 가구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여행, 스마트금융, 자산관리 등)과 관련된 다양한 우대이율 및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전용 적금입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도 생겼습니다. SK디앤디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특화 설계가 반영된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를 선보였고 서울의 서초, 강남, 신촌, 수유, 성수 등 총 6곳의 지점을 임대 형태로 운영중입니다. KT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도 야놀자클라우드와 손잡고 1인 가구 주거를 위한 '트러스테이'를 설립해 'hevy'(헤이)라는 브랜드로 서울 시내 군자점, 미아점, 신정점을 오픈해 입주자들을 모았습니다. 산업 분야 중 가장 트랜드에 민감한 식음료 및 유통업계에서는 이제 1인 가구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주력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입니다. 홈플러스의 경우 기존 3인분 분량으로 출시하던 밀키트를 1인분으로 소분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작은 용기 즉석밥'이나 '작은 컵라면'같은 제품들의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나 혼자 수박'은 여름철 히트 상품으로 입지를 굳히며 다른 유통사들의 벤치 마킹 대상이 되었습니다. 풀무원도 1인 가구의 식사량에 맞는 '유기농 미니 순두부'같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스타벅스는 대학가와 학원가 등 1인 좌석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매장에는 1인 좌석을 다른 매장보다 확대 설치하며 '싱글 슈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가구 숫자만 같을 뿐 동질 집단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기업들이 '싱글슈머'에 대한 전략을 보다 세밀하게 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인 가구 소비 지출 구성의 연령별 특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는 연령 등 다양한 여건에 따라 상당히 이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집단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1인 가구 시장에 접근할 때는 연령 여러 특징에 의해 이질적인 경제 형태를 보일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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