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올해 6월 말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여력비율이 지난 3월보다 소폭 상승한 가운데, 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회사별로 자본확충과 함께 금리가 하락해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말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RBC, 가용자본/요구자본)은 288.0%로 지난 3월 말(273.9%)보다 14.1%p 상승했다고 24일 밝혔다.
생보사는 지난 3월 284.7%을 기록, 6월에는 297.1%로 올랐다. 손보사의 경우 251.4%에서 269.1%로 상승했다.
지급여력비율(RBC)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용자본은 보험회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이고, 요구자본은 보험회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을 말한다.
생보사의 경우 삼성생명이 지난 3월보다 23.5%p 오른 373.5%를 기록했고, 한화생명은 304.0%로 15.6%p 상승했다. 특히 KDB생명은 156.1%에서 192.4%로 36.3%p 상승해 생보사 중에서 가장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DGB생명과 에이스생명, 푸르덴셜생명은 RBC비율이 떨어졌다.
이번 6월 말 기준 손보사의 RBC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MG손보는 152.9%(3월 말 )에서 239.3%으로 86.5%p 올라 손보사 중에서 가장 높이 올랐다. 메리츠화재(255.3%)와 현대해상(221.5%)의 경우도 각각 47.6%p, 41.1%p 높아졌다. 나머지 손보사도 적게는 3%p~많게는 30%p까지 개선됐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경우 IFRS4 2단계 도입 대응을 위한 자본확충이 RBC비율 개선에 영향을 줬다. 메리츠는 지난 4월 7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같은 기간 금리하락으로 이익잉여금 증가가 더해져 RBC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해상은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하면서 RBC비율이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5월 4조 84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던 만기보유채권을 6월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매도가능자산은 만기보유자산과 달리 주기적으로 시가 평가해 손익을 장부에 반영한다.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을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는 금리변동에 따라 RBC비율도 변동이 크다. 보통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계정을 재분류해 장부상 지급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RBC비율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금리하락으로 보험회사의 전체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자본조정) 등은 6월 말 기준 7조 3000억원 가량 늘었다. 또 2분기 중 당기순이익에 따른 이익잉여금이 2조 1000억원 증가 등으로 가용자본이 10조 1000억원(9%)늘었다. 반면, 금리위험액은 9000억원 증가 등으로 보험회사 요구자본은 1조 5000억원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 RBC비율은 288%로 보험금 지급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 100%를 크게 웃돌아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며 “다만, RBC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부 회사는 자본확충 혹은 위기상황분석을 강화해 선제적으로 감독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