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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공사 근본 원인은 ‘전관예우?’…LH, 2335억 일감 몰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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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14, 2023, 15:08:34

LH 전관업체, 3년간 77건·2335억원 규모 용역 수의계약
‘지하주차장 붕괴’ 단지 설계업체..LH·기관 출신 인사 포진
‘부실조사’ 논란에 이어 ‘전관예우’..조직 전면 쇄신 불가피

 

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에 대한 부실조사 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철근 누락'아파트 단지 설계·감리에 참여한 주요 전관 업체와 3년간 2335억원 가량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이 확인되며 논란이 더욱 증폭될 전망입니다.

 

14일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공공분양 단지를 비롯해 철근이 누락된 총 16개 부실 단지의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 18개사가 지난 2020년 6월부터 3년간 수의계약으로 77건, 총 2335억원 규모의 LH 용역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경우 11건, 343억원으로 가장 많은 용역을 수주한 A건축사사무소는 창립인과 현 대표가 모두 LH 출신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건축사사무소는 3기 신도시 공동주택 설계용역 등을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건축사사무소의 경우 LH 처장·부장급 인사를 영입했으며, 고양창릉, 파주운정 등 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설계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건축사사무소가 수주한 규모는 6건, 275억원입니다.

 

지하주차장 슬래브 붕괴사고가 발생한 검단 공공분양 단지 설계를 맡은 C사는 LH 출신 인사를 비롯해 서울시·SH·조달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출신 인사를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사가 3년간 체결한 수의계약 규모는 총 6건, 269억원이며, 사고가 난 검단 아파트 설계의 경우 50억5000만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LH 처장 출신 등을 채용한 D종합건축사사무소도 수의계약으로 7건, 217억원 상당의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D종합건축사사무소의 경우 무량판 기둥 154개 전체에 전단보강 철근을 빠뜨린 양주회천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철근이 누락된 2개 단지의 설계를 담당했습니다.

 

감사원도 LH와 전관 업체 간 수의계약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감사원이 지난해 6월 공개한 '공공기관 불공정 계약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LH가 맺은 1만4961건의 계약 중 3227건(9조9억원 규모)은 전관 업체와의 계약이었습니다. 전관 업체와의 계약 중 34.1%는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맺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실조사'에 이어 '전관 카르텔'까지..전면 쇄신 불가피 

 

LH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자사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조사 과정에서 연이은 '부실 조사'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LH는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을 건설한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후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이 발견됐다고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일 10개 단지를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뜨렸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11일에는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철근이 누락된 5곳의 아파트 단지를 문제 단지에서 제외한 사실이 드러나며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 1곳을 누락했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철근 누락 단지' 제외 등 부실 조사 이슈가 연달아 터지며 결국 LH 전 임원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끝나지 않고 부실 단지 시공을 맡은 '전관 업체'와 대거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사실까지 나오며 LH의 조직 쇄신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일 경기도 화성 비봉의 LH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해 "현황판조차 취합 안 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는가"라며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단지를 취합할 때 빠진 게 있다면 자체적으로 시정할 기능을 갖고 있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원 장관은 "현장을 감독해야 하는 감리 회사에 수많은 LH 출신 전관들이 일하고 있는 카르텔도 문제"라며 "건설업 전반에 퍼져있는 이권카르텔을 면밀히 분석해 다각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전문가 간담회 및 해외사례 등을 조사분석해 오는 10월까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이 망가지고 위계·체계는 없으며 기본적인 것조차 상실했다"며 "조직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는 첫번째 조치로 모든 상임이사의 사직서를 받았으며 내 거취에 대해선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한준 사장은 "본사 조직을 대폭 줄이고 지역본부의 내근 조직도 줄여 현장 실행 능력을 강화할 것이며 조직 진단을 통해 컴팩트한 조직으로 쇄신할 것"이라며 "공공주택 설계·시공·감리에서 LH가 가진 권한은 과감히 민간이나 다른 기관에 넘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토부는 오는 9월까지 전국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의 전수점검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점검 결과는 '건설 이권카르텔 혁파 방안'과 함께 발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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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기자 softma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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