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최근 5년 사이 60대의 장기손해보험 가입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고연령의 보험가입률이 높아졌는데, 최근 보험사에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자에 대한 상품 판매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60대의 보험가입률은 2011년 31%에서 2015년 54%로 70%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70대 이상의 보험가입률은 2011년 4%에서 2015년 11%로 180% 늘었다.
고령자와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보험상품으로 간편심사 또는 간편고지 상품 등이 있다. 특히 간편고지 상품은 보험개발원이 직접한 경험통계를 이용해 현재 12개 손해보험사(14개사 중)가 판매하고 있다.
간편심사 상품은 고혈압 또는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등 질병을 보유해 보험가입이 어려운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계약심사를 완화한 상품이다. 간편고지 상품은 고지항목과 대상기간을 축소(5년→2년)한 보험상품을 말한다. 두 상품 모두 고령자와 유병자가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들 상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보험상품에 비해 보험료는 조금 높은 편이다. 보험가입 조건을 낮추는 대신 보험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위험에 상응하는 만큼 보험료가 올렸기 때문이다.
가령, 암진단, 뇌출혈진단,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입원 등을 담보하며, 보험료는 일반 보험상품에 비해 120~150%가량 비싸다. 젊거나 병을 앓고 있지 않은 일반인의 월 보험료가 1만원인 경우, 같은 상품을 유병자와 고령자가 가입하면 1만 2000원~1만 5000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고령자 또는 유병자에 대한 틈새시장 활성화는 작년 말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보험상품 완전 자유화 로드맵’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상품개발 규제나 신고기준이 완화되면서 손보사에서 관련 상품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가 상품 리스크 관리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 담당자에 따르면 유병자·고령자보험의 활성화가 신시장 확대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새로운 영역인 만큼 적극적 리스크 관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
예컨대, 상품설계에서는 기간마다 과거 실적을 보고 보험료를 조정하는 갱신형 상품으로 운영하는 방법으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다. 또 계약관리 측면에서는 만성질환 확대와 의료비 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관리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고령화와 수명연장으로 유병자·고령자를 위한 보험상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보험가입이 거절되거나 어려웠던 부분을 해소하는 한편, 보험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