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뒤 리튬 가격 회복세에 힘입어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KB증권은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2% 줄어든 646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80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에 더해 고객사들의 강도 높은 재고조정으로 소재 업체들이 출하량 쇼크를 겪을 것"이라며 "리튬 가격 하락으로 양극재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재료 및 상품에 대한 재고자산 평가손실도 실적 악화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재고자산 평가손실 관련 비용을 2500억원 수준으로 발표했다. 이 가운데 4분기에 반영된 비용만 2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엘앤에프보다 재고 수준이 낮은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도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리튬 가격은 급락하는 추세다. 2022년 11월 톤당 7만9870달러(약 1억700만원)까지 올랐던 수산화리튬 가격은 14개월 만에 1만1550달러(약 1549만원)로 주저앉았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리튬 가격은 톤당 1만4900달러(약 1998만원)로 추정된다"며 "이는 2016부터 2019년까지 형성된 가격 밴드 하단에 근접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리튬 가격 하락세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원가 하락이 3~6개월 후 실적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해 올해 2분기까지 리튬 가격이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창민 연구원은 "리튬 가격 하락 흐름은 2024년 1분기 중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 반등은 리튬 가격이 바닥을 다진 뒤인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KB증권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글로벌 전기차 등록대수는 1243만대, 배터리 사용량은 624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지역별 성장률은 중국 35%, 유럽 37%, 북미 50%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