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대표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으로 꼽히는 보험·증권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신한투자증권은 보험사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주친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을 비롯한 구조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은 인구구조의 한계와 산업 성장성의 결여, 저금리 환경에서의 운용 수익률 부담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성장성과 금리, 규제 환경은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업과 관련해서는 "최근 10여년간 금융시장에서 증권사의 주요 역할이 자금 중개자에서 자금 공급자로 전환되면서 증권주 PBR은 지속해서 하락했다"며 "자본 활용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과 레버리지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2월 도입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의 시가총액, 업종별 비교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임 연구원은 "주주친화적 기업에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최근 저PBR 종목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저PBR 해소를 위해선 주주환원 정책 강화 전 관련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조적으로 이익잉여금 증가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가 크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의 증가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충분한 위험 흡수 능력을 강조한 만큼 자본 적정성 또한 확보돼야 한다"며 "자본 비율의 적정성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는 증권사에도 적용된다. 증권사의 저PBR 해소를 위해선 리스크 축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외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에 증권사들이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사들이 손실 흡수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14%로 추정된다. 무보증 외 직접대출 등을 포함할 경우 총 위험노출액은 30% 내외로 예상된다.
향후 정부 정책 구체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PBR이 낮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의지가 강한 종목들 위주로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정부정책이 증시 부양으로 직결되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대금과 회전율 상승이 기대된다"며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증권사의 경우 증시 부양 기대감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보험·증관 관련 최우선주로 메리츠금융지주를 꼽았다. 저PBR은 아니지만 현재 정부 정책과 유사한 선상에서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관련주로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을 선정했고 보험 관련주로는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