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중형보험사 동양생명이 올해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2015년 중국자본에 넘어간 뒤 중국계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 있다가 6년만에 '토종 한국인 CEO'를 내부 발탁했습니다.
동양생명은 지난 2월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문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문구 신임 동양생명 대표는 1965년생으로 한양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했습니다.
동양생명이 1989년 창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와 명운을 함께 해온 '정통 동양맨' 입니다. 이문구 대표는 동양생명에서 GA(법인보험대리점) 사업단장, 전략제휴팀장, GA본부장 상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영업부문장 전무 등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지난해 12월초 동양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보험업 본질에 충실한 경영전문가이자 다양한 업무에 대한 노하우·리더십 등을 갖췄고 급변하는 금융·보험시장에서 회사 건전경영 및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이문구 당시 CMO를 신임 대표 후보자로 만장일치 단독추천했습니다.
동양생명은 이어 이문구 CMO를 부사장으로 하는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합니다. 회사를 이끌 차기 대표로 내정된 이문구 전무의 정식선임을 앞두고 사전예우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였습니다.
이로써 동양생명은 중국계 CEO에서 내부 출신 내국인 경영체계로 전격 전환합니다.
동양생명은 1989년 4월 창립해 2013년 12월 동양그룹 계열분리 후 2015년 9월 중국 안방(安邦)보험에 매각된 국내 첫 중국계 보험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안방보험이 다자(大家)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2020년부터 다자보험 산하가 됐습니다.
2017년 9월 구한서 공동대표이사와 안방보험 출신 뤄젠룽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3월 뤄젠룽 대표가 취임하며 단독경영에 들어갔습니다.
2022년 2월엔 타이완대학 금융학과 교수이자 홍타이생명보험 회장을 지내고 동양생명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저우궈단 대표이사(1959년생)가 후임 CEO로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대만 국적의 저우궈단 대표는 건강상 이유 등으로 그룹 및 이사회 의장과 미팅후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우궈단 대표의 공식임기는 2025년 2월15일 만료 예정이었습니다.
그사이 동양생명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산 30조8939억원의 중형 생명보험사로 성장했습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2023년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은 전년(970억원) 대비 204.8%(1987억원↑) 증가한 295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