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오는 8월부터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와우 멤버십' 가격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됩니다. 지난 4월 신규 회원부터 변경된 요금을 적용했고 8월부터는 기존 회원에게도 적용됩니다. 이는 쿠팡 멤버십 출시 이후 두 번째 멤버십 요금 인상이며 인상률은 58%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약 1400만명입니다. 멤버십 이탈이 없다고 했을 때 쿠팡은 한 달에 400억원, 연간 약 48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쿠팡 멤버십 가격은 기존 회원 기준으로 2년 만에 약 2.6배 오른 셈입니다.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자 쿠팡은 멤버십 요금 인상을 통해 무료 배송·반품, 쿠팡플레이 무제한 시청, 음식배달 무료 등 와우회원 혜택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은 스포츠 분야 가장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의 향방입니다. 쿠팡이 자체 OTT인 쿠팡플레이를 통해 스포츠 콘텐츠 중계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급기야 프리미어리그 국내 중계권까지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카테고리의 메인은 축구입니다. 쿠팡플레이에서는 국내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 1·2(한국)를 포함해 ▲리그1(프랑스) ▲라리가(스페인) ▲수페르리가(덴마크)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 등 국내외 클럽 리그 경기를 중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쿠팡이 축구 관련 스포츠 OTT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쿠팡은 2022년부터 매년 여름 토트넘, 맨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축구팀들을 국내에 초청해 '빅매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의 간판 축구선수인 김민재와 손흥민이 소속된 바이에른뮌헨과 토트넘이 방한해 경기를 펼칩니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신규 소비자를 고정층을 만들기 위해 '쿠플픽'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자체 기획, 제작 및 송출하는 오리지널 스포츠 콘텐츠인 쿠플픽은 일반적인 전·후반 축구 중계를 넘어 프리뷰쇼, 광고 없는 하프타임쇼 등 스포츠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플레이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을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 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는 유럽 5대 축구 리그로 손꼽힙니다. 그중에서도 손흥민과 황희찬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팀내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는 EPL의 상업성과 파급력, 주목도는 타 리그를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EPL의 시장가치(7월 17일 기준)는 115억4000만유로, 한화로 약 17조3700억원입니다. 이는 2위인 스페인 라리가(약 7조5700억원)과 3위 이탈리아 세리에(7조1980억원) 리그의 시장가치를 합친 것보다도 높은 가치입니다.
EPL은 최근 5년간 세 팀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정도로 수준이 높은 리그입니다. 클럽 팀 간 우승 경쟁이 가장 치열한 리그로 평가받습니다. 스페인과 독일, 프랑스 리그 중계권을 가진 쿠팡으로서는 축구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EPL 중계권을 확보할 경우 남녀 고정 축구팬들 확보는 '따놓은 당상' 입니다.
다만 PL 중계권에 대해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쿠팡플레이는 앞으로도 와우회원에게 다채롭고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의 이커머스 경쟁사들은 멤버십 혜택 강화로 쿠팡 멤버십 이탈층을 노리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최대 5% 적립 등 기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에 지난달 26일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무료 배달 서비스를 추가했습니다. 컬리(컬리멤버스)는 업계 최저 구독료를 유지하며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SSG닷컴은 그룹 멤버십에서 그로서리에 특화한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내놓고 출시 기념 1만원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장보기 지원금을 통해 실질 구독료를 낮추는 데 초점을 뒀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SSG닷컴은 경쟁사 멤버십 이용 화면을 캡처하면 SSG머니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탈쿠팡' 족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이 '탈쿠팡'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식료품·생필품 등 장보기가 핵심인 경쟁사들과 달리, 쿠팡이 배달과 OTT·스포츠 중계 등 다방면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탈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에 따르면 쿠팡이 멤버십 가격 인상을 예고한 올해 2분기 쿠팡과 쿠팡이츠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14조6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월부터 무료배달 서비스를 추가한 쿠팡이츠 결제추정금액은 1조1949억원으로 같은 기간 190% 신장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MAU(월간 활성이용자)는 약 600만입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카테고리는 아무래도 남성들을 주 타겟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와우 멤버십 가격이 올라도 이용자 이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쿠팡은 멤버십 가격 인상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