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인수합병(M&A)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FI(재무적 투자자)가 서울 노량진의 한 독서실 건물에 위치한 사실상 유령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조합 형식으로 들어오는 또 다른 FI도 정체가 묘연해 비정상적 M&A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커스에이치엔에스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 120억원을 넣겠다고 한 제이론브론즈라는 법인은 지난 1월 설립된 신생법인이다. 이 법인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독서실 건물 한 켠에 이름만 올려놓았을 뿐 실질적 영업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황미경, 김영관 씨가 주요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자본금 2000원을 들여 세운 법인이다.
해당 건물 관계자는 "제이온브론즈라는 법인은 이곳에 상주하지 않는 업체“라며 ”계약만 한 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CB 대상 선정 경위에 대한 질의에 포커스에이치엔에스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선정된 사항"이라며 "자세한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는 지난 10일 이 법인으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소식에 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해당 법인은 표면 이자율 2%, 만기 이자율 4% 조건으로 포커스에이치엔에스 CB를 받고 대규모 자금을 넣겠다고 밝혔다. 납입일은 오는 8월 30일로 예정돼 있다. 회사는 이 금액이 들어오면 자재비 등 운영자금으로 올해 60억원, 내년에 60억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FI의 행보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대규모 구주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주체 중 한 곳인 엘론투자조합 1호는 자본금 1억원에 부채 4억원을 안고 있다. 이번 M&A 과정에서 50억원을 투입해 기존 대주주 물량 165만여주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거래일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돼 있다.
이 조합은 정인준, 권범진 씨가 각 50%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정 씨가 대표조합원으로 있다. 인더뉴스가 정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등록된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정 씨가 아닌 다른 인물의 전화로 연결됐다. 이 인물은 "정인준, 권범진과 지인 관계인 것은 맞다"면서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을 뿐 투자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씨와의 통화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한편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주가는 시장에 M&A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초 1800원대를 찍었던 주가는 지난 3일부터 연일 오르기 시작해 10일 3300원까지 치솟았다. 최대주주 변경 양수도 계약 공시는 10일 장 마감 후에 시장에 공개됐다. 공시가 나오자 이튿날 주가는 장중 13% 이상 급락하는 등 쏟아지는 매물에 밀려 크게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FI들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정상적으로 자금 납입이 이뤄질지 의문이 든다"며 "단기간 과도하게 급등한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