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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강규혁의 맛·세·이] 기-승-전-대통령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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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02, 2016, 11:12:25

[전직 기자·현직 홈쇼핑업계 종사자 강규혁] 시절이 하수상합니다.

 

너도나도 헌법과 개헌, 정족수를 언급하고 유명 정치, 사회학자의 이름과 이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거론됩니다. 블랙홀마냥 모든 대화가 기---대통령으로 귀결됩니다.

 

시류가 이럴진대 저는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소 뜬금 없겠으나 환경변화와 그에 적응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에 대한 소개입니다. 변화와 적응. 살다보면 그 누구에나 중요한 사안 아니겠습니까?

 

혹시나 현실 정치에 대한 어설픈 해석이나 메타포를 부여코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는 그럴만한 깜냥을 보유한 작자가 아니거든요. 그저 이런 일도 있었다 하고 알려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프고 어지러운 시국에 남의 욕도 하고 흉도 좀 보면서 기분이나 좀 풀어보자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그린란드(Green Land)입니다. 비단 가장 큰 섬이라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대륙과 섬을 구분하는 시금석이기도 해 지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아무튼 이 거대한 얼음대륙(엄밀히 말해서는 섬)사람들이 몰려들기시작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추방된 붉은 수염 에릭이라는 작자가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젖과 꿀이 흐르는 녹색의 땅이 있다고 사람들을 기만하고 호도해 대규모 이주를 단행한 것이죠. 이때가 9세기 중반쯤 됩니다.

 

저 같으면 화가 머리끝까지 났을 법한데 당시 이주민들은 참 착했나 봅니다. 아니면 지독한 긍정론자였든가요. 거짓말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작정하고, 그 척박한 땅에 기어코 새로운 유럽을 건설합니다.

 

바이킹 특유의 근성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겨울 멋쟁이가 얼어 죽는다는데 그 혹한의 날씨에도 굳이 유럽식 복식을 고수했고, 본국이라 할 수 있는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 현지보다 더 크고 웅장한 교회를 지어 본인들의 신앙 수호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만한 곳이었으면 진작부터 사람들이 살았을 테죠. 예나 지금이나 이 놈의 지구는 부동산이 최고니까요. 14세기에 이르러 유럽을 덮친 소빙하기는 이들 이주민들에게 재앙이 되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모자란 식량과 땔감도 바닥을 보였죠.

 

그 와중에도 이주민들은 곤조를 잃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선 서울대생 마케팅으로 더 유명세를 탄 , , 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또 다른 저서 <문명의 붕괴>에 따르면, 이들 이주민들은 토착민이라 할 수 있는 이누이트족의 서바이벌 스킬 공유를 단호히 거절합니다.

 

유럽인 특유의 선민의식때문으로 추측됩니다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정착지는 끝내 사라져버렸고 영원히 대답 없는 너로 남았으니까요.

 

저는 한때 밀레니엄 학번이라 불린(도대체 누가 이따위 네이밍을) 00학번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아재들은 다 아시다시피 당시 온라인 대세는 프리챌이었습니다. 아바타와 커뮤니티로 대표되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워 1000만 명의 회원을 불러 모았을 정도죠. 잠시나마 대단했습니다. ‘그일’(그알 인가?)만 없었다면요.

 

2000년대 들어 온라인시대가 열리고 본격적인 포털 경쟁이 심화되자 프리챌은 유료화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당사자들로서는 고육지책이었지만 회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종의 민영화 정책은 거대한 반감을 샀고, 결국 110만 개의 동호회가 40만 개로 줄어드는 기적을 몸소 선보였습니다.

 

프리챌 몰락의 최고 수혜자는 비공인 세계 최초 SNS인 싸이월드였습니다. 말 그대로 국민 사이트였죠. 임팩트, 충성도로 따지면 프리챌은 비교대상이라 하기도 민망합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프리챌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기는커녕 더욱 고차원적인 악수만 거듭했습니다. 유독 가상화폐에 천착한 싸이월드는 회원들이 이미 보유한 BGM을 다운로드 할 때조차 도토리라는 귀여운 이름의 자발적 상납을 요구하며 공분을 샀습니다.

 

많은 경영전문가들이 싸이월드의 몰락은 모바일 시대에 대한 적응 실패라고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결국 그들은 고객들의 추억을 돈 벌이로만 여긴 것에 대한 배신분노에 대한 대가를 치렀을 뿐입니다. 그리고 싸이월드는 과거가 됐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요? 글쎄요. 저는 그저 부탁받은 기고를 선의로 썼을 뿐인데 제 의도와는 달리 몇몇 단어에만 마치 세금처럼 따옴표가 붙었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어 속담을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Il n'est pire eau que l’eau qui dort.’

 

굳이 번역은 않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프랑스어 연설도 능히 해내시는 대통령을 모시고 있잖아요. 오늘 내가 달성해야 할 것은 이거다 하는 것을 정신을 차리면 하늘이 도와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도 해석이 안 되시는 분이 있다면 혼이 이상한 거겠죠. 이도저도 안되면 프랑스어 정도는 독학으로 마스터하신 뉴욕거주 프로 우려er’가 한 분 계시니 그분께 맡겨보는 것도 좋겠네요.

 

시국이 하수상합니다. 모든 게 기---대통령입니다. 조금 지겹네요.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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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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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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