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이 조직 체질개선을 내세워 13개 자회사 중 9곳의 CEO를 교체하며 고강도 인적쇄신을 단행했습니다.
우수한 성과로 경영능력을 입증한 자회사 CEO는 연임하도록 하고 그룹 차세대 리더를 자회사 CEO로 전격 발탁했습니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세종대로 본사에서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연임
2023년 2월 취임한 정상혁(60) 현 신한은행장은 추가 임기 2년으로 재선임 추천됐습니다. 견조한 자산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대,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냈고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와 미래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혁신을 주도하며 조직을 쇄신했다고 자경위는 평가합니다.
정상혁 은행장은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정상혁 은행장에게 중장기 관점의 전략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도록 연임 때 1년씩 임기를 부과하는 관례를 깨고 임기 2년 연임을 추천했습니다.

이영종(58) 신한라이프 사장은 임기 1년의 연임이 결정됐습니다.
이영종 사장은 2023년 1월 취임하면서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I)을 통해 보험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업계 2위(Top2) 생명보험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6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2%(395억원) 증가한 호실적을 냈습니다.

신한금융은 "TOP2를 전략목표로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어오고 있는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사장 연임추천으로 Top-Tier 생명보험사로 도약하는 성장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새 리더…본부장→CEO '파격'
신한금융 자경위는 신한카드를 이끌어갈 새 리더로 박창훈(56) 신한카드 본부장을 낙점했습니다.
박창훈 신임 사장 내정자(임기 2년)는 페이먼트(Payment)그룹, 신성장본부, 영업추진팀 등 디지털·영업 관련 핵심부서를 거친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신한카드가 플랫폼기업으로 진화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신한카드는 업계 1위이자 신한은행과 함께 신한금융그룹 핵심자회사라는 점에서 부사장을 거치지 않은 본부장급 인사를 곧장 CEO로 추천한 건 파격적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신한카드는 2023년 1월 취임한 문동권(56) 현 사장 체제에서 올해 3분기 누적 5527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17.8%(836억원) 늘었습니다.
본업인 결제분야 시장점유율이나 해외카드이용액에서 업계 선두를 차지하는 양적인 성과를 토대로 양호한 수익성을 보여주며 문동권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신한금융은 리더십 교체를 택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그룹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서는 신한카드의 성과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권 사업자와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업권을 넘나드는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차별적인 성장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 2위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6% 증가한 5315억원으로 신한카드를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CEO 교체는 그룹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추진력 강화와 조직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CEO 교체를 통해 과감하게 내부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방점을 뒀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사고' 신한투자증권 CEO 교체
대규모 파생상품 LP(유동성공급) 운용사고로 위기를 겪은 신한투자증권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이선훈(56) 부사장이 추천됐습니다.

이선훈 신임 사장 후보자(임기 2년)는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대치센트레빌지점장, 광화문지점장으로 일하고 2016~2019년에는 영업추진부장, 호남충청영업본부장, 강남영업본부장을 거친 '영업통'입니다.
이후 전략기획그룹장, 리테일그룹장, 영업추진그룹장 등 요직을 거쳤고 2022년 7월부터 1년여 SI증권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 신한투자증권으로 복귀해 자산관리부문장과 자산관리사업그룹장을 겸하며 부사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파생상품 사고 관련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TF'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신한금융은 "기존 김상태 사장이 8월 발생한 파생상품 사고 관련으로 사임함에 따라 내부수습과 체질개선을 주도할 후임 CEO로 이선훈 부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 만큼 신임 사장이 전사적 리스크관리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조직 체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후속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세대교체 통한 조직 역동성 제고
신한금융 자경위는 이번 자회사 CEO 인사에서 적극적인 세대교체와 차세대 리더 발탁을 주요 방향성 중 하나로 설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한캐피탈 전필환(신규선임·임기 2년) ▲제주은행 이희수(신규선임·임기 2026년 12월31일) ▲신한저축은행 채수웅(신규선임·임기 2년) ▲신한자산신탁 이승수(연임·임기 1년) ▲신한DS 민복기(신규선임·임기 2년) ▲신한펀드파트너스 김정남(신규선임·임기 2년) ▲신한리츠운용 임현우(신규선임·임기 2년) ▲신한벤처투자 박선배(신규선임·임기 2년) ▲신한EZ손해보험 강병관(연임·임기 1년) 등 각 자회사 CEO 후보를 추천했습니다.
이중 전필환(59) 신한캐피탈 사장 후보자는 현재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사업과 영업추진 전반을 포괄하는 경험을 보유하고 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 SBJ 법인장 시절 탁월한 경영관리 역량을 발휘했다고 평가받습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신한저축은행뿐 아니라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도 본부장급 인사를 CEO로 전격 추천하며 직위보다 경영능력 등 CEO로서 갖춰야할 역량을 중시하는 인사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날 자경위가 추천한 대표이사 후보는 각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요건과 적합성 여부 등 검증을 거쳐 각사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