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알티캐스트의 M&A(인수합병) 과정에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넣겠다고 알린 주체들은 줄줄이 유명무실한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됐다. 아울러 구주를 사들이는 조합의 핵심 주체 측은 과거 코스닥 한계기업 머니게임 과정에서 두루 등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억 넣겠다는 법인 정체는
9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티캐스트의 70억원 규모 8회차 전환사채(CB) 납입일이 오는 10일로 예정돼있다. 납입 대상자는 오앤유인베스트라는 법인이다.
이 CB의 표면이자율은 없고, 만기이자율은 1%다. 만기일은 30년 뒤인 2055년이며, 5년이 경과할 때마다 연 복리 2%를 가산하는 금리 조건을 달아놨다. 또한 전환 청구는 내년 1월부터 가능하지만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은 행사할 수 없다. 전환가는 687원으로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되면 대규모 차익 실현이 이뤄질 수 있다.
오앤유인베스트는 재작년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이창호, 김재헌 씨가 주요 인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씨는 과거 베노티앤알, 지오릿에너지, 세종메디칼(현재 거래정지) 등에서도 등장한 인물이다.
아울러 이 법인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 소재 공유오피스에 이름만 올려놓았을 뿐 실질적인 영업활동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유상증자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법인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회사는 지난달 라미쿠스와 썬박스라는 법인을 대상으로 총 75억원 가량의 유증을 예고했다. 납입 예정일은 오는 3월 말이다.
이 중 썬박스는 재작년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주요 인물에 박서영, 한예원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법인은 경기도 성남시 소재 아파트에 주소지를 등록해 놓은 상태다.
또 다른 유증 대상자인 라미쿠스는 지난 2021년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의 대주주다. 대표와 최대주주에는 각각 정집훈, 박형준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법인 역시 행방이 묘연하다. 라미쿠스의 서울 서초구 소재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영업활동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주소지는 다른 바이오 업체가 사용 중으로 확인됐다. 경영에 책임 있는 상장사 대주주의 실체가 불분명한 것.
해당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이사왔고, 해당 층은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인은 "7년 동안 근무했지만 라미쿠스라는 법인은 처음 들어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건물에는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솔루션 간판이 존재했다. 정집훈 대표는 과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 업체 감사로 활동했다. 또한 이보다 앞서 퀀타피아 등에서 활동했던 검찰 수사관 출신 이 모 씨도 사내이사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의 대표로, 과거 케이알엠, 인크레더블버즈(옛 웨스트라이즈), 소니드(옛 이그잭스→얍엑스) 등 한계기업에서 두루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주 인수 주체의 꺼림칙한 행보
휴맥스는 지난달 보유 중인 알티캐스트 주식 999만여주를 펜타쉴드1호조합과 베노티앤알에 매각한다고 예고했다. 잔금 규모는 52억원 가량으로 잔금 예정일은 오는 21일이다.
주당 650원에 750만주를 사들인다고 밝힌 펜타쉴드1호조합의 주요 인물에는 최창영, 김윤희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김 씨는 와이에이치홀딩스컴퍼니대부라는 대부 업체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과거 이 법인의 대표로도 활동했지만 현재는 빠진 상태다.
와이에이치홀딩스컴퍼니대부는 과거 와이에이치대부컴퍼니, 바르트, 케이린파트너스, 라온홀딩스컴퍼니, 디엠파트너스대부 등 숱하게 이름을 바꿔오면서 여러 한계기업에서 등장했던 법인이다.
이 업체는 과거 퀀타피아(옛 코드네이처, 현재 거래정지)에서 단기간 대규모 차익을 실현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재작년 6월 라온홀딩스컴퍼니라는 이름으로 퀀타피아 주식 291만여주를 약 44억원에 사들였고, 이후 일부 매도에 나서며 차익을 실현했다. 퀀타피아는 같은 해 회계처리 위반 등을 이유로 거래 정지됐다.
지난해 6월에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대규모 CB 납입 대상자로도 등장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조달 예고 소식을 전후해 각종 호재성 유언비어가 나돌며 이 업체의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결국 공언했던 자금 조달은 수차례 미뤄졌고 납입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펜타쉴드1호조합 관계자는 "급하게 계약을 하다보니 지인과 함께 했던 조합으로 계약을 한 것"이라며 "김 씨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조만간 계약 변경 공시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시 전 미리 급등한 주가
이런 가운데 M&A 전후로 알티캐스트 주가의 이상 급등 정황도 포착됐다. 회사는 지난달 13일 19시 경에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알렸지만, 공시 전에 주가는 이미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한 대주주 변경과 더불어 대규모 자금 조달 소식에 주가 변동성은 확대됐다. 계약 공시 전일 600원대를 형성하던 주가는 순식간에 13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부터 수차례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로 인한 투자주의 종목 지정에 나섰다. 지난 7일에는 주가 급등으로 인한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됐다.
한편 알티캐스트는 장기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1억원을 기록한 반면 순손실은 101억원으로 매출액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재작년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62억원, 26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