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의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며 한달 만에 반토막이 났다. 1년여 전 최대주주 변경 이후 실적과 주가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환사채(CB) 발행, 타법인 지분 치고빠지기 등 머니게임에 열중한 결과의 후유증이 노출되는 모습이다.
16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베노티앤알 주가는 전일 대비 3.04% 하락한 1819원을 기록했다. 전날 28%대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37% 넘게 폭락했고, 지난달 초에 비해 50% 넘게 추락한 상태다.
주가 급락세가 지속되자 한국거래소는 베노티앤알에 대해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 시한은 이날 오후 6시다.
또한 거래소는 베노티앤알에 대해 소수 계좌에서 거래가 집중됐다며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베노티앤알은 지난 15일 특정 2개 법인에서 220만주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이는 1년여 전 대주주 변경 직후 찍어낸 대규모 CB 물량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회사는 2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고 지난해 5월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해졌다. 회사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취득한 이 CB 110억원 어치를 지난해 10월 신건, 굿앤피플컴퍼니라는 법인 등에게 매도했다. 신건의 경우 김찬수라는 인물의 개인법인으로, 지난해 매출 1400만원에 1300만원 손실을 기록한 곳이다.
당시 주가는 전환가(2731원)보다 높았지만, 이후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현재 주가는 전환가를 훌쩍 밑도는 상황이다. 이 CB의 전환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402만여주가 추가 상장됐고 지난달에는 73만여주가 더 상장됐다. 베노티앤알은 지난달 초부터 기타법인에서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물량 소화를 위해 집중적인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베노티앤알은 1년여 전 주인이 바뀐 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인수 이후 영업손익은 매 분기 적자를 기록 중이고 주가는 인수 당시 반짝 상승 후 지속적인 하향세로 돌아섰다.
본업 부진과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동안 회사는 머니게임에 집중해 왔다. 코스닥 상장사 웨스트라이즈를 인수 후 단기 매각에 나서는가 하면,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 알티캐스트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또 다른 머니게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대주주의 실체는 불투명하다. 재작년 3월 베노티앤알의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른 주체는 라미쿠스라는 법인이다. 이 법인은 지난 2021년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됐다. 대표와 최대주주에는 각각 정집훈, 박형준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 서초구 소재 등록 주소지에 이 법인은 존재하지 않아 상장사의 대주주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알티캐스트 인수를 함께 추진 중인 법인들도 줄줄이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드러나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베노티앤알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매도 주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최대주주 쪽은 아니다"며 "회사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