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메리츠화재가 ‘의료관광 보험’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그간 보험 업계에서는 여러번 관련 상품 개발이 시도됐지만, 성과를 낸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상반기 중으로 첫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의료관광이 본격 추진된 이래 방한 의료관광객은 2009년 6만201명에서 2012년 15만9464명으로, 3년 만에 2.5배 이상 늘어났다. 의료 관광객 국적도 141개국에서 188개국으로 다양화됐다.
해외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지난 1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과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검진이나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대비하는 상품의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외국인 의료관광 유치 비율이 높은 지자체와 손을 잡아 의료관광 보험상품 홍보를 할 계획이다. 또한 병원에 방문하는 외국인환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예정이다.
이미 상품 홍보와 관련된 시장조사는 끝난 상태다. 출시될 의료관광 보험은 기존의 의료배상책임보험과 다를 거란 입장이다.
메리츠 화재 관계자는 “기존의 비싼 의료배상책임보험과는 달리 비싸지 않은 보험료로 만약의 사고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품 개발이 끝나고 출시가 되면 외국인 환자와 더불어 국내 병원에도 좋은 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외국인 환자 대부분은 병원검진 위주인 의료관광패키지로 방문하고 있다. 검진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환자와 병원이 모두 난감해지는 상황.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의료사고가 드문 일이긴 하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높지 않아 부담이 덜해 도전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관광 보험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품개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상품개발 과정 중 해당기관과의 업무협약 내용을 조율하기가 어렵고, 고객인 외국인들의 가입률을 높이는 방법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한화손해보험은 의료관광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시장조사를 진행했지만, 상품 개발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동부화재도 작년 6월 한국관광공사와 대한의료관광협의회와 MOU를 체결하고 관련 상품 개발을 계획했다가 이를 중단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자신이 있다는 반응이다. 상품 출시 일정을 세워 놓은 데다 이미 국내 외국인 환자 유치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휴케어’와 손을 잡아 상품가입에 대한 준비를 끝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현재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상반기 안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처음인 만큼 이를 증명하기 위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협력 관계를 맺은 휴케어는 국내 병원들과 외국인을 연결해 주는 의료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 업체”라며 “출시가 되면 상품에 대한 홍보나 가입권유 등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