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출산율 반등에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는 가운데 ‘VIB(매우 중요한 아기)’ 트렌드에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가 아동 용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 자녀에 집중 투자하는 흐름에 맞춰 기업들이 프리미엄 신제품을 내놓으며 MZ세대 ‘초보 부모’ 모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출생아 수는 1만9953명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6월 기준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출생아 증가율도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대치입니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12개월째 그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MZ세대 부모의 등장이 출생률 증가를 부추긴 주요인 중 하나로 언급됩니다. 이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혼인과 출산율이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업계는 소비로 개성을 나타내는 패턴과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의 특성이 부모가 돼서도 영유아 관련 소비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백화점들은 VIB 트렌드를 반영해 키즈 카테고리 육성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VIB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가장 중요한 소비자’로 인식하고 프리미엄 제품과 맞춤형 서비스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현상을 말합니다. 아이 한 명을 위해 어른 10명이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텐 포켓’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의 백화점 아동 매출 신장을 견인하는 건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들입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키즈관를 리뉴얼하면서 새롭게 선보인 봉쁘앙, 펜디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 브랜드들이 호응을 얻었습니다. 롯데백화점 키즈 상품군 내 프리미엄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 3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럭셔리 키즈 수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놀이와 교육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 확대도 키즈 콘텐츠 차별화의 일환입니다. 지난 4월 인천점은 경기 서부권 최대 규모의 키즈 전문관 킨더유니버스를 열었고 브라운브레스키즈 매장도 유통사 최초로 입점했습니다. 키즈 상품군 객단가 역시 최근 3년간(2023~2025년) 상반기 기준 매년 10% 이상 신장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혼인 및 출생아 수 회복세를 고려해 올해 6월 강남점 가전 전문관을 명품 가전 중심으로 새단장하고 8월에는 베이비 페어를 개최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1~8월) 아동 장르 매출이 전년 대비 12.6% 증가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아동 장르 매출이 10% 증가할 때 프리미엄 키즈 매출은 13% 늘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결혼 장려와 출산율 반등 분위기 속에서 올해(1~8월) 아동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15.4% 증가했습니다. 특히 카시트, 유모차, 식기, 아기띠 등 프리미엄 육아용품 부문에서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입니다.
백화점업계는 영유아 관련 행사·마케팅 확대해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키즈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입니다. 롯데백화점 12월 4일까지 본점에서 미국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 미샤앤퍼프 국내 첫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컬렉션 14종을 단독 판매합니다. 하반기 노원점 키즈관 리뉴얼도 예고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충청점에 SNS에서 인기인 유아동 브랜드 ‘아프리콧스튜디오’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동대문아울렛에 베이비 편집숍 ‘모이모키’를 오픈하는 등 신규 MD를 꾸준히 선보일 계획입니다. 신세계백화점도 다양한 아동 브랜드 신규 팝업을 진행하고 유모차, 신생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출산율 증가에 영유아업계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신세대 ‘초보 맘’이 많아지는 만큼 최근 출시되는 신제품들은 이들의 육아 고민을 반영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평균초혼연령은 31.6세로 1995년 대비 6.2세 올랐으며 3040 초반 출산율과 첫째아 비중은 증가 추세입니다.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산양100’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분유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매일유업이 산양분유 신제품을 출시한 건 2018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출산 100일 신생아 시기 가장 큰 육아 고민은 소화와 불규칙한 수유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소화와 긴 수유텀에 도움이 되도록 영양을 설계했습니다.
프리미엄 육아 필수품 신제품 출시도 활발합니다. 유한킴벌리의 더마 기저귀 ‘하기스 스킨 에센셜’은 피부와 직접 닿는 안커버를 캐시미어보다 3.5배 얇은 원사로 만들어 피부 마찰 자극을 3배 완화했습니다. 글로벌 유아 브랜드 베이비브레짜는 육아 동선 단순화와 공간 효율성을 강조한 신제품 맘마존 전용 젖병보관함을 선보였습니다.
업계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 맘들을 겨냥해 SNS 이벤트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은 베이비브레짜와 공동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9월 14일까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육아 고민 댓글을 신청하면 분유제조기&산양100 수유세트 등을 증정합니다.
온라인 키즈 시장 성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올 상반기 키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증가했는데 이중 출생 직후 신생아부터 24개월 미만의 영아를 위한 상품을 선보이는 ‘베이비 카테고리’ 매출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장난감, 출산·육아용품 등 키즈용품 매출이 3220% 뛰었습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동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동시에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 수요에 발맞춰 SNS 기반 팬덤 키즈 브랜드도 적극 유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