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신세계백화점이 오는 3월부터 일부 점포의 개점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늦춘다.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시행하는 주 35시간 근무제에 맞춰 이마트에 이어 신세계백화점도 영업시간 조정에 나선 것이다.
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내달부터 서울 영등포점·경기·광주점 3곳의 개점시간을 기존보다 30분 늦춰 11시에 개점한다. 폐점 시간은 변동 없이 오후 8시다. 다만, 백화점 지하에서 운영하는 식품관의 경우 종전대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운영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협력사원들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면서도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기 위해 3곳을 지정해 시범 운영한다“며 “남대문 본점은 면세점이 함께 운영하고 있고, 강남점의 경우 고속터미널과 쇼핑몰 등이 함께 운영돼 서울에서는 영등포점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세계백화점은 개점시간 변경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펴본 후 전국 점포로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13개 매장이 운영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회사, 협력사원,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추후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점시간이 30분 늦춰지면서 영업시간도 단축됐다.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도입한 주35시간 근무제를 백화점으로 확장한 셈이다. 이로 인해 백화점 내 근무직원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협력회사 직원의 출근 시간도 30분 늦춰진 셈이다.
식품관의 경우 출근시간은 종전과 비슷하지만 퇴근시간은 1~2시간 가량 단축된다. 예컨대, 10시 30분 오픈을 위해 일부 직원들의 경우 오전 7시까지 출근하는데, 이 경우 오후 3시에 퇴근하는 방식이다. 일찍 출근하면, 일찍 퇴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점포 영업시간 단축을 통해 협력회사 사원에게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워라밸 실현 기회를 제공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백화점 이용 고객들의 반응이다. 신세계는 3월부터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시범적으로 개점시간을 늦춘다는 계획이다. 만약 개점시간을 변경한 직후 예상치 못한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경우 당장에라도 개점시간을 기존대로 되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백화점들은 평일 오전 10시 30분 개점해 오후 8시에 폐점하고 있다. 백화점 영업시간은 시대별로 변동이 있었지만, 1979년 이후에는 오전 10시 30분 개점이 일반적이다. 거의 40년 만에 개장시간이 변경되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 십년 동안 백화점은 10시 30분에 오픈한다는 공식이 고객들 머릿속에 자리 잡았을 것”이라며 “매장에 따라 사정이 다르지만, 최근엔 중국이나 동남아 등 관광객들이 오전부터 백화점을 찾는 경우가 있어서 개점시간이 변동되면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